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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남유럽 위기 … 이탈리아도 불안하다

중앙선데이 2011.07.10 02:52 226호 24면 지면보기
최근 그리스 의회가 긴축안을 통과시켰다.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은 그리스에 대한 추가 지원을 승인했다. 그럼 남유럽 재정위기는 해결된 것인가. 내 대답은 ‘아니오’다.

시장 고수에게 듣는다

그리스의 다음 순서로 이탈리아의 재정위기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미국도 안심할 수 없다. 현재 미국 은행들은 이탈리아에 대해 약 350억 달러(약 37조원)의 대출채권을 갖고 있다. 파생상품까지 감안하면 이탈리아 사태로 미국 은행들이 받을 충격은 더 클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국가부채는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120%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달 말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4.9% 수준이었다. 독일 국채에 비하면 2%포인트가량 높다. 그만큼 투자자들이 독일에 비해 이탈리아를 위험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8일 유럽 금융시장에서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5.27%로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탈리아는 이미 2조 유로(약 3000조원)에 가까운 국가 부채를 안고 있다. 독일과 IMF가 구제금융을 제공하기에는 덩치가 너무 크다. 만일 이탈리아에 구제금융을 제공한다면 5000억~1조 유로의 대출과 지급보증이 필요할 것이다. 독일의 GDP가 2조5000억 유로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부담이다. 독일도 이미 국가 부채가 GDP의 80%에 달한다. 다른 나라를 도와줄 여력이 별로 많지 않다.

다시 말해 유럽은 이탈리아에 ‘불’이 났을 때 불을 끌 수 있는 소방력이 없다. 이런 상황에 불안을 느낀 투자자들은 이탈리아 국채에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할 것이다. 그러면 이탈리아 국채의 금리는 오르고 가격은 더 떨어진다. 지난 1년6개월 동안 그리스·포르투갈에서 벌어진 상황과 비슷한 시나리오다.

이탈리아가 다른 남유럽 국가들에 비해 유리한 점이 있긴 하다. 이탈리아 국채의 상당부분을 자국 은행들이 쥐고 있다는 사실이다. 만일 이탈리아 국채에 문제가 생긴다면 정부가 자국 은행들을 압박해 더 많은 국채를 사게 할 것이다. 그러면 은행들은 국채 금리 상승-가격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보게 된다. 그렇다고 이탈리아 은행들이 망하진 않을 것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은행들이 국채를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으로 평가하지 않고 장부가격으로 평가하도록 예외를 인정할 것이다. 이렇게 하면 장부상으로는 멀쩡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은행들이 민간 부문에 자금을 공급할 여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국가신용등급도 낮아질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탈리아의 경제성장은 둔화되고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더 높아질 것이다. 이탈리아 사태가 현실화된다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스·아일랜드·포르투갈의 몇 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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