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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심전심은 없다, 감사.사과는 꼭 표현하라

중앙선데이 2011.07.10 02:23 226호 16면 지면보기
한국인의 업무 능력은 글로벌 수준에 견줘 손색이 없다. 하지만 업무 외적인 부분, 사교 면에서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글로벌 비즈니스 매너와 관련해 많은 규칙·지식들이 거론된다. 복장 예절, 식탁 매너는 물론 지역별·문화권별 차이까지. 정리하면 두툼한 책 한 권이 될 것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명확하지 않은 것도 많고, 일관성이 없는 경우도 있다.

비즈니스맨을 위한 ‘매너의 정석’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매너의 기본 원칙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합리적 실용주의라고 생각한다. 초면에 사생활에 대해 묻지 말라는 것은 상대방을 불편하게 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허물 없는 사이가 되면 상대방의 깊숙한 사생활에 관심을 표하는 것이 오히려 올바른 매너다.

배려의 최상은 ‘나는 틀리지 않되, 남의 틀린 매너에 대해서는 너그럽게 감싸주는 것’이다. 이것이 매너의 본질이다. 영국 여왕이 청나라 고위 인사를 위해 마련한 만찬에서 있었던 일이다. 손 씻는 물(finger bowl)이 식탁에 올려졌는데 청나라 고위 인사가 이것을 먹는 물로 오인해 마셔버렸다. 여왕도 따라 마셨다. 다른 손님도 모두 손 씻는 물을 마셔서 매너의 위기 순간을 넘겼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다. 매너의 본질을 전하는 좋은 사례다.

합리적 실용주의에 관해서도 예를 들 수 있다. 식탁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소금이나 후추 병을 팔을 뻗어서 가져오려고 하지 않고 옆 사람에게 전달해 달라고 하는 것이 올바른 매너다. 직접 하려다 여러 사람에게 불편을 끼치기보다는 부탁하는 편이 더 합리적이라고 보는 것이다.
글로벌 스탠더드로 통용되는 영어권 국가의 매너를 바탕으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Do’s and Don’ts)을 정리했다. 좋은 매너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대화의 물꼬 트기 처음 만난 외국인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능력은 글로벌 매너의 필수다. 하지만 언어 제약과 문화적 차이 때문에 말을 걸기는 쉽지 않다. 이럴 때 보편적으로 쓰는 말을 영어로 ‘Ice Breaker’라고 한다. 리셉션 같은 장소에서 처음 본 외국인에게 “You look familiar (to me), have we met?”이라는 말을 활용해 보자. 우리말로 “어디서 한번 뵌 것 같은데요”와 비슷한 의미다.

▶주인의식을 가져라 행사에서 내 역할이 주인(host)인지, 손님(guest)인지 분명히 인식하고 그에 맞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인은 겸손의 미덕이 몸에 배어 소극적인 경우가 많은데, 겸손은 단점이 되기도 한다. 주인과 손님 중 가장 중요한 주빈(guest of honor)은 각각 환영 연설과 감사 인사를 한다. 이런 인사는 글로벌 스탠더드로 필수적이다. 주인과 주빈은 사전에 연설 준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참석 여부 통보는 기본 소수 인원이 식탁에 앉아서 식사하는 오찬·만찬의 경우 사전에 참석 여부를 분명히 통보해야 한다. 부득이 불참할 경우에도 그 사실을 미리 알려야 한다. 공식적인 행사에서는 복장(dress code)에 유념한다.

▶보디랭귀지, 매너의 기본 선 자세, 앉은 자세, 악수와 허리 굽혀 절하는 것을 적절히 구분하는 것, 대화 자세 및 시선 처리(eye contact), 겸손한 표정을 짓는 것 모두가 매너의 기본이다. 악수·인사를 할 땐 상대와 눈을 맞추는 게 필수다. 대화 중엔 적절한 눈맞춤을 유지해야 하는데, 시선을 피해 허공을 보거나 눈을 내리까는 것은 정직하지 않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

▶식탁 매너가 반이다 사교 활동의 50% 이상은 식탁에서 이뤄진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사교 성격의 오·만찬에서는 식사보다 대화를 나누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유념하자. 우리가 흔히 하는 실수인데, 입속에 음식을 넣은 채 말하는 것은 금물이다.

▶이름을 불러주는 센스 상대를 올바른 호칭으로 불러주는 것도 매너의 기본이다. 흔히 상대를 정중하게 대한다고 늘 ‘Mr.’를 붙여 “Mr. Johnson”“Mr. Thomas” 등으로 부른다. 하지만 글로벌 무대에서는 반대다. 서양 사람들은 친한 사이일수록 Mr. 없이 이름(first name)을 부른다.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자연스럽고, 따라서 올바른 매너라는 점을 기억하자.

▶글로벌 교양은 필수 우리는 업무 외적인 대화의 소재가 항상 빈곤하다. 음식(술 포함), 예술, 스포츠, 국제뉴스 등 글로벌 교양에 대한 기본적인 콘텐트를 갖추는 것이 글로벌 매너의 필수요건이다.

▶영어는 자신 있게 영어는 국제어이므로 기본 영어 구사력은 필수다. 영어 상용자의 70% 이상이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므로 기죽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자신감과 용기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차별적 표현은 금물 영어 표현 중 남녀차별적(chairman, policeman 등), 인종차별적(black people 등), 소수자 차별적 어휘를 쓰지 말아야 한다. 정치적으로 올바른(politically correct) 언어를 쓰도록 노력하자. ‘black’ ‘yellow’처럼 피부색을 지칭하는 직설적인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차별적이고 비하적인 태도로 평가된다.

▶Thank you를 아끼지 마라 글로벌 매너와 우리 매너의 큰 차이는 글로벌 매너에는 이심전심이 없다는 것이다. 감사·사과·사랑 등의 표시는 미소나 표정이 아니라 말로 표현해야 한다. 상대가 배려를 베풀었다면 지위고하, 남녀노소 불문하고 반드시 “Thank you”라고 말해줘야 한다.



서대원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7회 외무고시를 거쳐 30여 년간 외교관으로 활동했다. 외교부 대변인, 유엔 국장, 주 유엔 대사, 주 헝가리 대사 등을 역임했다. 국가정보원 1차장을 지냈다. 현재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 국제협력분과위원장으로도 재임 중이다. 2007년에 '글로벌 파워 매너'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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