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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다됐다'는 말은 ‘준비 중’이라는 의미

중앙선데이 2011.07.10 02:08 226호 16면 지면보기
섬유기계를 취급하는 A사는 브라질에 진출하기 위해 수개월에 걸쳐 협상했으나 성과가 없었다. 실마리는 의외의 곳에서 풀렸다. 우연히 브라질 바이어 아들의 숙제를 돕게 된 것이다. 다른 나라 언어로 자기를 소개하는 과제였다. 영어·스페인어 등으로 준비해온 친구들 사이에서 한국어로 자기 소개를 한 바이어의 아들은 단연 돋보였다. 흡족해진 바이어와 A사의 거래는 성사됐다.
중남미인은 정을 중시한다. 가격과 품질만 계산적으로 따져선 성과를 내기 어렵다. ‘사람 대 사람’으로 따뜻하게 접근해야 한다. 말하는 것을 좋아해 협상에서도 많은 대화를 나눈다. 흥정의 여지가 많다는 얘기다. 잘 활용하면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지만,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나라.지역따라 조심해야 할 문화


거래할 땐 반드시 정식 문서를 확보해야 한다. 구두계약을 믿는 건 위험하다. 대화할 때도 유의해야 한다. “생각해 보겠다”는 말은 “알았다”는 정도의 뜻일 때가 많다. “다 됐다”는 말도 그대로 믿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준비 중”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남미인을 만나면 상대의 말과 더불어 대화 분위기를 잘 파악해야 한다. 중남미인은 느긋하다. ‘빨리 빨리’를 요구하거나 언성을 높이면 협상이 틀어지기 쉽다.

중남미 대륙에는 여러 나라가 있다. 통상 ‘스페인어를 쓰는 가톨릭 국가’라고 일반화하기 쉽지만, 각국 나름의 특성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도미니카공화국과 아이티는 한 섬을 동서로 나누고 있지만, 각각 스페인과 프랑스의 식민지배를 받아서 언어와 문화의 차이가 크다. 국가 간의 미묘한 견제 심리도 있다. 섣불리 이웃 나라를 언급하는 건 역효과를 낼 수 있다.
각 국가만의 관습을 모를 때는 일반적인 서구식 매너만 잘 지켜도 충분하다. 중남미 국가엔 유럽 이민자가 상당히 많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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