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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나이키 ‘저스트 두 잇’ 예로 본 문화·경영의 접목

중앙일보 2011.07.09 00:20 종합 25면 지면보기








최고문화경영자 CCO

그랜트 맥크래켄 지음

유영만 옮김, 김영사

288쪽, 1만4000원




나이키의 광고담당자 댄 위든은 1988년 “저스트 두 잇(Just do it)”이라는 슬로건을 만들어냈다. 지금은 나이키를 상징하는 문구지만 당시로선 모험이었다. 우선 슬로건에 나이키를 연상시킬 만한 마땅한 단어가 없었다. 명령조의 말투라 “주제넘고 무례한 거 아니냐”란 내부 반발도 있었다. 하지만 댄 위든은 밀어부쳤다.



 근거가 있었다. 소비자의 일상 생활을 조사했다. 소파에서 몸을 일으켜 운동하러 가는 것 자체를 꺼려하는 사람이 구체적으로 몇 명이나 되는지 조사했고, 이유 없이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는 핑계를 늘어놓으며 옴짝달싹 하기 싫은 도시인이 많다는 것도 파악할 수 있었다. 위든은 이들에겐 달콤한 위로보다 날카로운 자극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걸 간파했다. 간략하지만 명확한 메시지, ‘저스트 두 잇’이라는 세 단어로 상황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자 했다. 승부수였고 적중했다.



 책은 위든 같은 이를 CCO(Chief Culture Officer), 즉 최고문화경영자로 명명했다. 최고경영자(CEO)나 최고재무책임자(CFO)처럼 기업에 필수적인 위치라고 강조한다. 이들을 중용하고, 중책을 맡기지 않으면 그 기업은 문화적 흐름 파악에 뒤떨어진다고 경고한다. CCO를 통해 고객의 철학과 가치관, 욕망을 담아낼 줄 알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설파한다.



 문화를 기업 경영에 접목시키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누가 모르랴. 다만 이를 구체화시키는 게 쉽지 않은 법. 책은 코카콜라·모토롤라·폭스바겐 등 다양한 문화경영 성공 사례를 통해 CCO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구체적인 에피소드뿐만 아니라 사회학·심리학 등과의 넘나듦도 지적 호기심을 채워준다. 다 읽고 나면 외국 이야기가 아닌, 국내 문화경영의 현주소를 알고 싶다는 갈증이 생긴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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