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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맞는 김도연 국가과학기술위원장

중앙일보 2011.07.04 00:25 종합 21면 지면보기



“10조 규모 국가연구 성과
인터넷에 올려 공개 평가”



김도연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서 조정하는 약 10조원 규모의 연구과제 전부를 이르면 내년부터라도 ‘국민 공개 평가’를 받게 할 겁니다.”



 상설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이하 국과위) 김도연 초대 위원장은 취임 100일(7일)에 앞서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모든 과제를 인터넷에 올려 누구나 실명으로 평가 의견을 올릴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국민 공개 평가 점수는 현재의 방법인 전문가위원회 평가 점수와 합산해 연구비 증감, 연구 지속 또는 중단 등에 반영된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작하는 것으로 과학계 평가 문화에 일대 혁신이 일어날 전망이다. ‘과학계는 평가에서 시작해 평가로 끝난다’고 할 정도로 평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국민 공개 평가를 준비 없이 시작하나.



 “아니다. 7~8월에 일단 에너지·바이오 등 9개 분야 30여 개 과제(연구비 규모 약 100억원)를 시범적으로 실시한다. 이미 기본 검토도 마쳤다. 시범 사업에 이어 내년부터는 국과위에서 평가하는 모든 연구과제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분야별로 7~8명의 전문가만이 참여해 평가해 왔었다.”



 -집단으로 소위 ‘악플’과 같은 평가를 하는 부작용이 있을 것 같다.



 “연구과제 자체가 지극히 전문적인 것들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평가 자체를 하기 어렵다. 전문가라고 해도 소속기관과 실명을 밝힌 뒤에야 평가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근거 없는 비방성 평가를 하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얻는 게 무엇인가.



 “7~8명의 평가위원 외에 수많은 전문가가 한국뿐 아니라 외국에도 많다. 그들의 의견을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들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국과위에서 정부 출연 연구원에 ‘강소형 연구소’ 계획을 내라고 했다. 조직을 개편하라는 것이냐.



 “강소형 연구소는 물리적인 조직 개편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뭉텅이로 연구비를 지원하기 위해 연구원 내에서 50~100명 규모로 연구팀을 짜고, 과제도 대형으로 구상해 올리라는 것이다. 뭉텅이 연구비는 ‘강소형 연구소’ 자체적으로 융통성 있게 조정·배분할 수 있다. 현 체제에서는 그게 불가능하지 않으냐.”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을 KAIST에, 한국해양연구원을 부경대에 통합한다고 하는 등 정부가 연구기관을 너무 괴롭히는 것은 아닌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통합 문제는 2008년부터 나온 거다. 연구를 잘해 보기 위해 여러 방안을 강구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물리적인 통합의 경우 양측이 모두 좋아해야 시너지 효과가 나오지, 그렇지 않을 경우 잃는 것이 오히려 더 많다.”



 -정부 출연 연구소를 국과위 밑으로 이관한다는 계획은 계속 추진하나.



 “출연연 이관도 유럽연합(EU)과 같은 통합의 모델이 좋은 것 같다. 국과위 밑으로 전부 이관하되 이사회는 하나로 하고, 그 밑에 20여 개의 연구소를 두는 방식이다. 그러면 각 연구소들은 유럽연합 소속의 국가들처럼 각각의 정체성은 확보하면서 통합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런 방안을 정권과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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