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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수수료 수입만으론 힘들어 …‘은행 안방’ 넘보는 증권사들

중앙일보 2011.07.04 00:18 경제 2면 지면보기
지금 PB전쟁은 시작 단계다. 하지만 전문가는 1~2년 뒤엔 ‘혈전(血戰)’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증권사와 은행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상황에 몰렸기 때문이다.


PB전쟁 왜 벌어졌나

 증권사가 PB시장으로 눈을 돌린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그동안 증권사의 주요 수입원은 고객에게 받는 수수료였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개인이 직접투자를 꺼리는 분위기가 강한 데다 온라인 증권사의 등장 등으로 증권사가 제살 깎기 경쟁을 하며 수수료가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증권주가 4년 만에 반토막이 난 것도 이 때문이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수수료에만 기댈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은행도 ‘안방(PB시장)’을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요 수입원인 ‘예대마진(예금·대출금리 간 차이)’으로 수익을 내기엔 한계에 이르렀다. 예대마진은 지난해 말 평균 2.08%포인트에서 올 4월 2.02%포인트로 축소됐다.



 달라진 고객들도 변화를 이끌고 있다. 주식 투자에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70~80대 아버지 세대와 달리 40~50대 고액 자산가는 주식에 대해 적극적인 경우가 많다. 삼성증권 UHNW 사업부 이재경 상무는 “‘수퍼 리치’로 일컬어지는 초고액 자산가는 다양한 상품에 투자하고 새로운 유형의 상품도 요구한다”며 “자금력을 앞세운 수퍼리치가 금융회사의 변화를 재촉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관석 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센터 PB팀장은 “PB를 이용하는 고객은 단순한 투자뿐 아니라 온 가족의 자산관리를 해주는 ‘집사’ 수준의 서비스를 원한다”며 “증권이 투자 부문에 강점이 있지만 은행은 다양한 서비스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은 ‘불안(不安)’하며 은행 예금은 ‘불만(不滿)’이고 저축은행에 대해선 ‘불신(不信)’하는 이른바 투자시장의 ‘3 불(不)’도 이런 변화에 큰 영향을 줬다. 예전엔 고액 자산가라도 대형 부동산 투자를 위해선 은행 거래가 필요했다. 하지만 요즘처럼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고 금리가 낮은 때엔 다르다. 오히려 은행이 우량고객에게 대출을 경쟁적으로 하려고 하기 때문에 굳이 은행과 거래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일부 은행 PB 고객이 증권으로의 이탈 조짐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우증권 PB Class 갤러리아 총괄센터장인 신재영 상무는 “저금리 시대에 수익을 내기 위한 구조화 상품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를 제공할 수 있는 증권사로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안 우리은행 강남투체어스 팀장은 “예전 증권사의 광고는 CMA 등 특정 상품 광고가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엔 자산관리를 집중적으로 강조하는 것을 보면 증권사의 전략 변화를 느낄 수 있다”며 “하지만 아직은 증권사가 은행의 PB시장을 위협할 수준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는 고객에게 ‘증권사도 PB를 하는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과도기라는 설명이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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