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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로스칸 고소한 여종업원 “걱정하지 마, 이 남자는 돈이 많아”

중앙일보 2011.07.04 00:06 종합 14면 지면보기



여종업원, 미심쩍은 언행 속속 드러나 … 반대 세력 음모론 커져
프랑스 대선구도 흔드나





성폭행 혐의로 미국에서 재판받고 있는 도미니크 스트로스칸(Dominique Strauss-Kahn·62·사진)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무죄를 선고받을 가능성이 커지며 프랑스 정국이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차기 대선을 9개월 앞둔 시점에 그가 유력한 야당 대선 후보로 부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주 대법원은 지난 1일 “사건 정황에 중대한 변화가 있다”며 스트로스칸에 대한 가택 연금을 해제했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이 스트로스칸으로부터 돈을 뜯어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접근했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하지만 검사는 공소를 취소하지 않았다. 스트로스칸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도 유지했다. 그는 5월 19일 뉴욕 공항의 항공기 안에서 체포되기 전까지 재선을 노리고 있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대선 경쟁자였다.



 프랑스에서는 그가 대선에 출마할 수 있을지, 출마한다면 당선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프랑스의 좌파 성향 일간지 리베라시옹은 2일 “스트로스칸 드라마의 2막이 올랐다”고 보도했다. 전 문화부 장관인 사회당 중진 자크 랑 하원의원은 TV 인터뷰에서 “무죄가 입증되면 그가 프랑스 정치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그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13일로 예정된 사회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의 후보 등록 마감을 늦춰야 한다는 의미다. ”



정치분석가 도미니크 모이시는 2일 파이낸셜 타임스(FT)에 "스트로스칸이 희생된 것이란 음모론이 맹렬한 지지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유대인이라는 점에서 반(反)유대인 음모설과 그가 추진한 급진적 금융개혁에 대해 반감을 가진 이들에 의한 음모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사회당 내에서조차 스트로스칸의 대선 도전 및 승리 가능성을 의심하는 인사들이 적지 않다. 재판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고, 출마한다 해도 당선 가능성이 예전과 같지 않기 때문이다.



 뉴욕 타임스(NYT)는 2일 "스트로스칸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호텔 여종업원이 감옥에 있는 남자 친구와 전화를 통해 ‘걱정하지 마. 이 남자는 돈이 많아’라고 말한 내역이 맨해튼 검찰에 녹취됐다. 더욱이 스트로스칸으로부터 성폭행 시도를 당한 뒤 바로 신고하지 않았다. 오히려 옆방을 청소한 뒤 스트로스칸이 묵었던 방에 다시 가보고 난 뒤에야 상사에게 신고했다”고 전했다.



뉴욕·파리=정경민·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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