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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칼럼] 반기문 유엔총장의 과제

중앙일보 2011.07.04 00:07 종합 29면 지면보기






제프리 색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연임으로 국제사회는 안심하는 분위기다. 변동이 심한 세계정세에서 국제사회의 연대는 정말 중요한 일이다. 지난 5년간 반 총장은 국제적 연대를 실현해 왔다. 유엔사무총장 연임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192개 회원국이 가입한 조직을 이끄는 수장인 유엔사무총장은 이해관계로 인한 국제사회의 분열이라는 격랑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반 총장은 리더십을 발휘해 국제사회의 이해관계를 조정해 왔으며 그 결과 만장일치로 연임에 성공했다.



 특히 5개 상임이사국(미국·영국·중국·프랑스·러시아)이 모두 반 총장의 연임을 지지한 것은 무척 인상적이다. 반 총장은 이들의 든든한 지원을 등에 업게 됐다. 나는 개인적으로 유엔의 ‘새천년개발목표’(MDGs· 2015년까지 전 세계의 빈곤 퇴치·보건교육 개선·환경 보호 등 8가지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 반 총장이 주도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위한 사무총장 특보로 일하고 있다. 이런 소중한 기회를 통해 국제사회가 가난·환경위협·분쟁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



 유엔사무총장의 책상에는 늘 국제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전쟁과 쿠데타, 혁명 등의 이슈 외에도 자연재해·전염병·가난·기후변화 등의 문제들이 사무총장의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나는 최근 반 총장의 이집트·튀니지 방문에 동행했다. 반 총장은 이들 국가의 민주화 노력을 지지했으며, 특히 올 초부터 민주화 혁명의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은 리더들에게 아낌없는 지지를 보냈다.



 반 총장은 취임 초부터 우리가 서로 긴밀히 연결된 글로벌 사회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해 왔다. 기아와 가난, 환경오염 때문에 전쟁과 폭력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가난·자원고갈·기후변화·인권 문제 등이 반 총장의 2기를 지배할 주요 이슈가 될 것이다.



 반 총장은 지속가능한 발전이 최우선 과제라고 늘 강조해왔다. 그는 여성과 어린이의 건강개선을 비롯해 에이즈·결핵·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국제적 공조에 나서 글로벌 지도자들과 유명인사들의 동참을 이끌어냈다. 반 총장의 리더십으로 큰 성과를 냈지만 그는 더 노력해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 반 총장은 2015년 가난·환경파괴 등과 싸우기 위한 더 대담한 프로젝트를 내놓을 것이다.



 반 총장의 개인사(個人史)도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준다. 아프리카의 가난한 지역을 방문할 때 그는 항상 주민들과 어울리며 자신이 1950년대 가난한 환경에서 자라난 이야기를 해준다. 그리고 그의 조국 한국이 근면과 교육, 과학과 근대적 가치를 통해 가장 성공적인 경제성장을 이룬 과정도 소개한다. 가난한 환경에서 자라난 소년이 유엔의 수장이 되기까지의 스토리는 그의 조국의 발전 과정과 상당히 유사하다. 그 성공스토리의 근저에 있는 헌신적인 열정과 품위, 관대함 덕분에 반 총장은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그 신뢰를 기반으로 반 총장은 전대미문의 위기이자 기회를 맞은 국제사회의 조정자 역할을 잘 수행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제프리 색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정리=정현목 기자 ⓒ Project Syndic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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