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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마니 드레스, 까르띠에 반지, 뒤카스 만찬 … 800억원 럭셔리 향연

중앙일보 2011.07.04 00:04 종합 14면 지면보기



그레이스 켈리 아들 모나코 알베르 2세와 샬린 위트스톡 결혼식



알베르 2세 모나코 대공 부부가 2일(현지시간) 가톨릭 전통 예식을 치른 뒤 모나코 궁을 나서고 있다. 알베르 대공의 부모인 레니에 3세와 그레이스 켈리 부부가 1956년 결혼식을 올린 이후 55년 만에 열린 대공의 결혼식에는 모나코의 전 국민이라고 할 수 있는 3만여 명이 하객으로 참여했다. [모나코 로이터=뉴시스]





2일 밤(현지시간) 호화 요트가 빽빽이 정박해 있는 모나코의 지중해 항구 위로 휘황찬란한 불꽃이 드리워졌다. 그 앞 카지노의 테라스에서는 유럽 왕족들과 각국 명사들이 프랑스 최고의 요리사 알랭 뒤카스의 요리로 피로연 만찬을 즐긴 뒤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전야제를 포함해 사흘 동안 이어진 알베르 2세(53) 모나코 대공(Prince)의 ‘초특급 럭셔리’ 결혼식이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예식이 끝난 뒤 감정이 북받친 듯 신부인 샬린 위트스톡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모나코 로이터=뉴시스]











1956년 레니에 3세 모나코 대공과 결혼한 할리우드 여배우 출신 그레이스 켈리 대공비. [중앙포토]



 알베르 2세는 군주이기는 하지만 모나코가 왕국이 아닌 공국의 지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공으로 불린다. 레니에 3세와 그레이스 켈리의 아들인 그는 부친이 타계한 2005년부터 모나코를 통치하고 있다. 미국 영화배우 출신인 어머니 켈리는 1982년 교통사고로 숨졌다.



 1956년 레니에 3세-켈리의 세기적 웨딩 이후 모나코에서 55년 만에 치러진 알베르 2세 대공의 결혼식은 호화의 향연이었다. 노총각 군주가 먼 나라의 어여쁜 신부를 왕비로 맞이해 화려한 잔치를 벌이는 동화가 21세기에 현실로 등장한 것이다. 이날 오후 대공궁의 중정에서 열린 결혼식에 남아프리카공화국 수영선수 출신의 신부 샬린 위트스톡(33)은 4만 개의 스와로브스키 수정알과 2만 개의 자개 구슬로 눈부시게 문양을 수놓은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타났다. 이탈리아 디자이너 조르조 아르마니의 작품이다.



 신랑·신부는 명품 브랜드 까르띠에의 백금 반지를 예물로 교환했다. 식장에는 스웨덴·영국·스페인·벨기에 등 유럽 국가의 왕족들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영화배우 로저 무어, 모델 나오미 캠벨 등 750명의 하객이 참석했다. 모나코는 이들의 의전용 차량으로 BMW 7시리즈 200대를 준비했다. 결혼식 뒤 신랑·신부는 부케 헌사를 위해 궁에서 1㎞ 거리에 있는 생 데보트 성당을 다녀오며 새로 산 최고급 렉서스(600L) 오픈카를 선보였다. 결혼식을 위해 특별히 주문한 차였다.



 이 예식은 가톨릭 전통에 따라 치러졌다. 전날에는 혼인의 법적 인정을 위한 비종교적 결혼식이 별도로 진행됐다. 이때 신부는 샤넬의 디자이너 카를 라거펠트가 디자인한 하늘색 정장을 입었다. 항구 광장에서는 최고의 전자 음악가로 평가받는 프랑스인 장 미셸 자르의 축하 콘서트가 열렸다. 지난달 30일의 전야제 공연 때에는 미국 팝그룹 이글스가 초청됐다.



 50여 시간 동안 진행된 결혼식 및 관련 행사의 비용이 800억원 이상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 다. 페어몬트 몬테 카를로 호텔의 매니저 조르주 제나위(48)는 “호화 이미지가 모나코의 대표 상품이다. 이 때문에 온 세계에서 부자들이 몰려와 돈을 쓴다. 이번 결혼식도 이를 염두에 둔 국가적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모나코는 카지노와 관광산업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많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19만7500 달러로 세계 1위다. 소득세와 재산세도 걷지 않는다. 결혼식 기간 동안 모나코에 있는 2500여 개의 호텔 객실은 동이 났다. 등록된 취재진만 1100명이 넘었다.



한편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2일 알베르 대공이 이미 알려진 자녀 2명 외에 세 번째 아이가 있다는 주장이 나와 친자 확인 검사를 받게 될 것이란 사실을 모나코 왕실 고위 관리가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결혼식 직후 그가 받게 될 친자 확인 검사는 그의 아기를 낳았다고 주장하는 전 연인이 알베르 대공이 아버지임을 확인하기 위해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베르 대공은 과거에도 2명의 자녀가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고 부인했으나 DNA 검사 결과 사실로 드러나자 양육비를 지급해오고 있다. 알베르 대공은 미국 출신 부동산 중개인과 전직 에어프랑스 스튜어디스와의 혼외 정사로 각각 19세 된 딸 재스민과 6세 아들 알렉산더를 두고 있다.



모나코=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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