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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변호사 능력 뛰어나 법률시장 개방은 새 기회”

중앙일보 2011.06.29 00:29 종합 31면 지면보기



국제검사협회 초청으로 서울 온 송상현 국제형사재판소장





송상현(70·1963년 고시 16회 합격·사진) 국제형사재판소(ICC ·International Criminal Court) 소장은 7월 1일 시행되는 한국 법률시장 개방과 관련해 “시장 개방은 한국 법조인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검사협회(IAP·International Association of Prosecutors)의 특별초청으로 방한한 송 소장을 2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났다.



송 소장은 “네덜란드 헤이그의 ICC에는 재판관 18명, 직원 700명이 근무하는데 직원들 가운데 한국인은 단 한 명도 없다”며 “ICC 직원 채용 경쟁률이 700대 1 정도인데 우리나라 법조인은 떨어질 게 무서워선지 도전도 안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도전이 없으면 기회도 없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 며칠 앞으로 다가온 법률시장 개방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나.



 “법률시장 개방은 세계화 시대에 필요한 결단이었다고 본다. 일부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있으나 나는 상당히 낙관한다. 개방 초기에는 진통도 있겠지만 그것 또한 미래를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 왜 그렇게 보나.



 “우리나라 변호사들이 판·검사에 비해 업무 대응 능력이 뛰어나다. 국내 로펌 등 변호사 업계가 대비를 잘 해왔다고 보며 초기 진통을 잘 넘기고 나면 법률가로서의 실력과 능력이 크게 향상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어학 능력을 갖춘 변호사도 많다. 또 외국계 대형 회사가 한국에 투자하거나 진출하기 위해서는 한국 법을 잘 아는 한국인 변호사에게 법률자문을 구할 수밖에 없다.”



 - 국내 법조인들에게 당부할 말이 있다면.



 “도전정신이 부족한 게 아쉽다. 앞으로 ICC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제사법기구에서 인턴 등 경험을 쌓으며 견문을 넓히는 게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특히 젊은 법조인들이 더 큰 국제무대에 자꾸 도전해야 한다.”



 - ICC소장은 어떤 자리인가.



 “1년에 지구를 10바퀴쯤 돈다. ICC는 반(反)인류범죄를 처벌하는 곳이고, 소장은 전 세계에서 자행되는 반인류범죄와 관련해 최고심 판결을 해야 하고, ICC의 행정을 책임지는 자리다. 회원국(6월 현재 115개국)과 비회원국, 지역별 협력기관 등을 방문해 국제형사정의 확립을 위해 힘쓰고 있다.”



 최근 ICC는 리비아의 민간인 살상과 관련,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등에 대해 반인류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그는 IAP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김준규 검찰총장의 대학시절 은사이기도 하다.



송 소장은 “대학 교수 때도 학생들에게 해외사법공조의 중요성을 자주 강조했다. 학생들 중에서 김 총장이 내 말을 잘 따라줬는데 이렇게 만나니 격세지감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같이 범죄가 국경을 초월하며 발생하는 시대에는 검찰조직도 국제 사법공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글=임현주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송상현 ICC 소장=2002년 ICC가 설립된 이듬해 ICC 재판관을 맡았다. 2009년 3월 ICC 소장으로 선출됐다. 임기는 2012년 3월까지며 1회 연임이 가능하다.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1972년부터 2007년 2월까지 서울대 법대 교수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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