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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최저임금은 적정 임금이 아니다

중앙일보 2011.06.29 00:25 경제 8면 지면보기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오늘(29일)은 2012년 최저임금 결정시한이다. 최저임금 인상 문제는 해마다 되풀이되는 논란이다. 올해는 어느 때보다 타협점을 찾기 어렵다. 노동계는 올해보다 25.2% 올린 시급 5410원의 인상안을 내놓고 일찌감치 투쟁을 전개했다. 정치권도 가세해 노동계에서 제시한 대로 최저임금을 올리라고 압박을 가하고 있다.



 논란 속에서 최저임금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인지부터 돌아봐야 한다. 최저임금은 일반 근로자의 최소한의 생계 보장을 위해 국가에서 법으로 강제하는 임금이다. 하지만 최근엔 의미가 변질됐다. 최저임금이 온 가족의 생계비와 대학 등록금 등 교육비까지 책임질 수 있는 적정 임금이 돼야 하는 것처럼 호도된 것이다. 이는 본래 의미를 벗어난 것이다.



 지급 주체가 누구인지도 주목해야 한다. 실제로 최저임금을 줘야 하는 것은 이익을 많이 내는 대기업이 아니다. 300만 중소기업, 그중에서도 270만 소상공인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6.1%였다. 경제위기에서 빠르게 회복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 회복의 결실은 대기업에 집중됐다. 중소기업·대기업 간 수익률·부채비율 격차는 경제위기 이전보다 더 벌어졌다. 지난해 사업을 접은 소상공인만 12만 명이다.



 특히 7월 1일부터는 20인 미만 사업장에 주 40시간 근무제가 전면 도입된다. 이에 따라 연장근로수당이 늘고, 대체인력을 확보해야 하는 등 중소기업 근로자 1인당 월 15만원의 인건비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난해 12월부터 4인 이하 사업장까지 퇴직급여제도를 확대 시행하고 있다. 올해 말부터는 소규모 중소기업에서도 근로자 1인당 월 18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인상하자는 주장은 비현실적이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범법자로 내몰겠다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2000년에는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가 5만4000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2.1%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196만 명으로 11.5%까지 늘었다.



 최저임금 결정방식 역시 재고해야 한다. 현재 최저임금은 공익위원 9명, 경영계 인사 9명, 노동계 위원 9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 회의를 통해 결정한다. 그러나 매년 경영·노동계 간 극심한 의견 차이, 현실과 동떨어진 정치적 견해 때문에 소모적 논쟁만 되풀이되는 상황이다. 위원 수를 각 6명씩 꾸려 위원회를 운영하는 게 효율적이다. 또 경영계·노동계는 의견만 제출하고, 공익위원들이 논의를 거쳐 결정하는 게 낫다.



 중소기업은 인력난·경영난, 이중고에 시달린다. 청년실업자가 31만 명에 달하는데도 중소기업은 사람을 구하지 못해 정상 가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소기업 인력부족률은 3.8%로 대기업(1.7%)의 약 두 배 수준이다. 특히 10인 미만 소기업의 인력부족률은 5.3%로 부족한 일손은 외국인이 채우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또다시 인상하면 소규모 기업이 더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이다.



 근로자의 최저 생계보장은 사회안전망 확충, 복지제도 확대를 통해 국가에서 책임지는 게 마땅하다. 하지만 생활하기에 적정한 수준까지 최저임금을 올리자는 주장은 국가에서 책임져야 할 사회복지 의무를 기업 부담으로 떠넘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2000년 이래 최저임금은 매년 평균 9.5% 인상됐다. 올해는 최저임금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수준에서 결정되기를 기대한다.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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