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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이 문제] 아산만 조력댐

중앙일보 2011.06.28 04:14 2면
최근 아산만 조력댐 건설을 두고 해당지역(아산, 당진, 평택) 주민들과 업체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지역 시민, 환경단체 등의 거센 반발로 업체에서 계획 중인 주민설명회가 모두 무산되는가 하면 각 지자체에서도 반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산만 조력댐 건설 반대 여론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VS 반환경 에너지

글=조영민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아산시청 로비에 모인 인근 주민과 시민·환경단체 회원들이 아산만 조력댐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 [조영회 기자]







“아산의 갯벌을 지켜라”



22일 아산시청 본관 1층 로비에 아산시민과 환경단체, 시의원 등 600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아산만조력댐 시행사인 한국동서발전과 대우건설에서 계획하던 주민설명회를 봉쇄하기 위해서다.



 이날 천안 아산 지역 24개 시민·환경단체와 17개 읍·면·동 관계자, 시의원 등은 범아산시민대책위를 출범하고 삭발식을 강행하는 등 아산만조력댐 건설에 대한 반대 입장을 강력히 표출했다. 이들은 “아산만 조력댐이 건설되면 아산의 유일한 바다가 사라지게 되고 마지막 남은 갯벌 훼손과 어민들의 터전을 빼앗기게 된다”며 “발전소 건설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사회를 맡은 아산YMCA 박진용 사무총장은 “조력댐 건설로 인해 아산시 인주면 걸매리 일대 갯벌과 당진의 음성포구 맷돌포 갯벌이 사라지게 된다”며 “집중호우가 잦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해안지역의 침수 위험도 크다”고 주장했다.



 아산시의회도 “명품쌀로 성장한 ‘아산맑은쌀’의 주 생산지인 아산만 일대 영인과 둔포, 인주지역이 홍수 피해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인주면 걸매리 일대 앞 공유수면 430만㎡ 부지는 관광과 휴양 등을 갖춘 복합산업단지의 해양도시로 건설을 구상중이었다” 며 "조력댐이 건설되면 생태계 훼손 등으로 이런계획이 모두 무산될 것”이라며 반대 결의안을 채택했다.



대체 조력댐이 뭐길래



아산만조력발전소 건설은 한국동서발전와 대우건설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사업으로 부지는 충남 당진군 신평면 매산리~복운리 일원이다. 사업규모는 수차 25.4㎽ 10기, 수문 8문, 조력댐 2.49㎞를 조성하는 것으로 매립면적은 28만7937㎡이며, 예상 사업비는 총 7800여 억원 이다. 공사기간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로 총 5년간 소요될 전망이다.



 추진 경위를 살펴보면, 지난 2008년 대우건설이 당진군에 신재생에너지 확보를 목적으로 조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제안 했다. 그 이듬해인 2009년 4월 대우건설이 한국동서발전과 MOU를 체결하면서 사업은 급 물살을 탔다. 같은 해 6월 예비타당성조사를 매듭짓고 국토해양부와 평택지방해양항만청 등 관계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공유수면매립 기본계획 반영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주민과 시행업체간 입장 차



업체측은 이번사업이 완성되면 정부의 녹색성장정책과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도(RPS)에 부응하고 주변지역의 연간 2만6000명의 고용유발과 1조7700억 원 이상의 생산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푸른아산21시천협의회 박기남 사무국장은 “댐으로 바다를 막고 조력발전소가 들어서면 주변 어민 수 백명의 생계가 어려워지는데다 갯벌 환경에는 재앙이 될 것”이라며 “또한 물 흐름이 가로막혀 아산, 평택, 당진 지역의 하천 범람이 예상된다”고 업체측 과의 대화 자체를 거부했다. 이에 대해 한국동서발전 신재생에너지담당 노용균 팀장 “갯벌은 이미 어느 정도 훼손된 상태이고 조력댐 때문에 더 피해가 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며 “조력댐의 저수용량이 상류 쪽 아산호·삽교호의 두 배에 이르기 때문에 홍수 피해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주민설명회를 거치지 않으면 행정절차 자체가 무효가 되는 만큼 조만간 다시 일정을 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왜 하필 아산만인가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 등 국제기구 협약에 따라 감소 목표를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내년부터 에너지사업자에게 공급량의 12%를 신재생 에너지로 의무화(RPS)하도록 했다. 이에 태양광 및 풍력보다 발전 규모가 높은 조력발전이 그 대안이 됐고, 서해안은 조수간만의 차가 높아 조력발전의 최적지로 꼽혔다.



 현재 서해안에 건립 예정이거나 추진중인 조력발전소는 오는 7월 가동 예정인 세계 최대 규모의 시화호 조력발전소(안산 시화호)를 비롯해 아산만, 인천만, 강화, 가로림만 등 모두 5곳이다. 하지만 일부 환경전문가들은 조력발전이 갯벌과 생태계 훼손이 심해 친환경적 발전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맹준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위원은 “실제 바닷물을 가뒀다 빼내는 형식의 조력발전은 물의 흐름이 정체돼 갯벌 훼손을 유발시킨다”며 “조력댐 건설로 얻는 이득보다 환경 훼손에 따른 비용이 더 클 것으로 예상돼 확실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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