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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 <315> 유산균 발효유의 세계

중앙일보 2011.06.28 00:20 경제 14면 지면보기



발효유에 쓰이는 유산균만 20여종 … 변비나 설사 모두에 좋다네요





많은 회사에서 매일 아침시간이면 사무실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니는 분들을 볼 수 있습니다. 요구르트를 배달하는 아주머니입니다. 덕분에 많은 직장인이 책상에 놓인 유산균발효유를 마시고 하루 업무를 시작하지요. 요구르트가 한국 시장에 들어온 지 40년. 추억도 많습니다. 한여름 꽁꽁 얼린 ‘100원짜리 야쿠르트’를 학교 앞에서 사먹던 초등학생들은 고등학생이 돼서도 이 맛을 못 잊어 합니다. 문득 궁금하네요. 유산균발효유의 역사 말입니다. 유산균이 그렇게나 많다는 김치를 매일 먹는 한국 사람들은 또 왜 그렇게도 유산균발효유를 마시는 걸까요.



정선언 기자





유산균발효유의 역사









[중앙포토]



발효유는 페르시아시대 이전 지중해 동부 지역에 살던 유목민이 만들어 마시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가축의 젖을 가죽 주머니에 담아 사막 지역을 돌아다녔는데, 더운 날씨에 젖이 순두부처럼 하얀 덩어리로 변하곤 했다. 이게 바로 발효유의 기원인 셈이다. 고대 그리스시대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히포크라테스가 위나 장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에게 신맛 나는 우유, 즉 발효유를 처방했다는 기록도 있다.



하지만 유산균이 발견된 건 현미경이 발명된 이후다. 프랑스의 화학자 파스퇴르가 최초의 발견자다. 1857년의 일이다. 당시만 해도 유산균은 포도주를 산화시키고 부패하게 하는 나쁜 균이었다.



유산균에 대한 인식을 바꾼 것은 러시아의 생물학자 메치니코프였다. 그는 세계적인 장수촌으로 알려진 불가리아 지방의 요구르트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이 지역 노인들의 장에 유익한 유산균이 존재해 해로운 유산균을 대체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메치니코프는 이 유산균을 ‘락토바실러스 불가리쿠스’라고 명명했고, 이 공을 인정받아 1908년 노벨상을 받았다.



이후 유산균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이어져 현재까지 400여 종의 유산균이 발견됐다. 이 중 위산 등에 내성을 가져 장까지 살아가는 프로바이오틱 유산균 20여 종이 발효유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유산균, 대체 어디에 좋은 거야?









현재까지 발견된 유산균은 모두 400여 종이 넘는다. 그중 위산 등에 내성을 가져 장까지 살아가는 프로바이오틱 유산균 20여 종이 발효유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사진은 발효유 제품에 사용되는 비피도박테리움 롱검, 락토바실러스 헬리티쿠스, 락토바실러스 브레비스(위쪽부터).



유산균은 소장에서 음식물의 통과를 느리게 함으로써 영양분의 흡수를 도와준다. 대장에서는 유산균이 분비하는 유기산에 의해 장 운동이 활발해진다. 결국 음식물이 대장을 빠르게 통과해 수분이 과도하게 빠져나가는 걸 막아 변비가 생기는 걸 막는다.



우리 몸 안에는 약 100조 개의 세균이 있다고 한다. 이들의 무게를 합치면 1.5㎏. 간의 무게와 비슷하다. 이 세균의 대부분이 장에 있다. 몸에 좋은 균도 있지만 나쁜 균도 있다. 유산균은 장내 산도를 높여 유해균이 자라는 걸 저지하는 역할을 한다. 또 장내 세균이 만들어낸 암모니아·페놀류 같은 부패물의 생성을 억제하는 기능도 있다.



유산균은 비타민 B1·B2·티아민·리보플라빈 같은 비타민을 합성해 발육과 피부 미용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또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적정하게 유지하도록 한다. 콜레스테롤은 동맥경화를 일으킨다는 나쁜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 소화액이나 호르몬·세포막 등의 재료로 중요하게 쓰이기 때문에 부족해서도 안 된다.



한국의 유산균발효유



한국의 유산균발효유의 효시는 한국야쿠르트의 ‘야쿠르트’다. 1971년 출시된 야쿠르트는 2011년 현재까지 총 430억 병이 팔려나갔다. 초당 34개씩 팔려 나갔으며 대한민국 국민 1명이 820병씩 먹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판매된 야쿠르트 병을 쭉 세우면 지구 73바퀴를 돌 수 있다고 하니 국민 발효유라 불릴 만하다.



현재 150원에 팔리는 야쿠르트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유산균발효유에 속한다. 하지만 출시 당시만 해도 사치품으로 인식돼 물품세(현 개별소비세)가 부과됐다. 전력난으로 냉장고가 대단한 사치품으로 인식되던 시절 냉장 보관해야 하는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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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르트가 출시된 것은 우유 생산 증가와 관련이 깊다. 1960년대 후반 낙농 진흥을 위해 국가가 나서 외국에서 젖소를 들여왔고 이때부터 우유 생산이 본격화됐다. 하지만 정작 한국인의 체질에 잘 맞지 않아 소화불량이나 설사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유당을 분해해 소화를 돕는 유산균발효유가 생산된 건 그래서다.



처음엔 한병에 80mL였다. 일본에서는 주로 65mL로 판매됐지만 한국야쿠르트는 “한국에선 양이 많아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야쿠르트가 큰 인기를 끌면서 생산 시설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게다가 일본에서 수입해온 기계는 65mL 병을 생산하기에 적합한 상황이었다. 결국 한국야쿠르트 측은 40원 하던 가격을 5원 낮추고 양을 줄이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10여 년간 소위 액상 요구르트가 유산균발효유 시장을 독점해오던 상황에 변화가 생긴 건 1983년이다. 빙그레가 프랑스 소디마와 손을 잡고 떠먹는 요구르트인 요플레를 출시했다. 이후 슈퍼100·꼬모 등 다양한 제품이 나오면서 농후 요구르트가 대중화됐다.



1990년대는 액상 요구르트와 농후 요구르트의 중간 형태인 드링크 요구르트가 출시됐다. 이 시기엔 특히 변비 개선 기능을 앞세운 제품이 인기였다. 남양유업의 불가리스·푸르밀의 비피더스 등이 대표적이다. 2000년대 들어서는 다양한 기능성 요구르트가 등장했다. 헬리코박터균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는 한국야쿠르트의 윌이나, 장염 같은 장 질환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락토바실러스 람노수스 GG’ 유산균이 들어 있는 매일유업의 퓨어 같은 제품이 기능성 요구르트로 분류된다.





유산균에 대한 오해와 진실



식전·식후 언제 먹어도 좋아…김치의 유산균과는 달라요




1 구내 식당에서의 점심. 디저트로 요구르트가 나왔다. 식판 위에 놓인 요구르트를 보면서 동료가 말한다. “식전에 요구르트를 먹으면 유산균이 위에서 다 파괴된다니까. 밥 먹고 먹는 게 좋아.” 정말 그럴까.



▶ 꼭 그런 건 아니다. 식전 식후에 관계없이 아무 때나 먹어도 괜찮다. 식사 전에는 위의 산도가 높은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식전에는 위산이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위는 늘 PH5 수준의 산도를 유지하고 있다. PH5 수준의 산도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마시는 음용수 수준이다.



2 식판 위의 요구르트를 보면서 또 다른 동료가 말한다. “김치에 유산균이 얼마나 많은데 요구르트는 무슨…. 김치 먹어, 김치.”



▶ 김치, 유산균이 많은 식품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김치 유산균은 자연 증식한 것으로 그 조성이 균일하지 않고 산이나 담즙에 단련되지 않은 것들이다. 유산균이 제 기능을 하려면 장까지 살아 가야 하는데 김치 유산균은 위에서 죽을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발효유에 쓰이는 유산균은 장까지 살아 갈 수 있도록 내산성·내담증성을 높인 것들이다. 발효유 속 유산균이 특공대라면 김치 유산균은 민간인으로 비유할 수 있다.



3 설사와 변비, 정반대의 현상이다. 그런데 유산균발효유를 만드는 업체들은 “이 두 가지 모두에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 유산균이 대장 운동을 촉진시켜 변비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은 앞에서 설명했다. 설사 증상을 개선하는 것은 세균과 관련 있다. 설사는 장내에 유입된 병원성 세균이 증식해 생긴다. 유산균은 이 세균의 증식을 억제해 설사를 완화시킨다. 간혹 만성 변비를 앓는 사람이 유산균발효유를 마시고 묽은 변을 보기도 하는데, 이는 설사가 아니라고 하니 크게 걱정할 필요 없겠다.



 또 하나, 유산균발효유를 얼마나 먹어야 효과를 볼 수 있는 걸까. 사실 명확한 답은 없다. 제품마다 유산균의 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기보다 적은 양이라도 매일 꾸준히 먹는 게 좋다.



4 아이들이 빨대를 꽂아 요구르트를 마시는 모습을 보면 드는 걱정 하나. “저러다 충치 생기는 것 아닐까.”



▶ 발효유에 사용되는 유산균은 충치를 유발하는 균과는 다르다. 충치를 발생시키는 균은 뮤탄스균이다. 하지만 발효유에 함유된 설탕 성분에 의해 충치가 발생할 수는 있다. 유산균발효유를 마신 뒤에는 꼭 양치하는 습관을 가질 필요가 있다.



5 우유를 먹으면 설사 등으로 괴로운 사람도 유산균발효유는 별 문제 없이 먹곤 한다. 왜 그럴까.



▶ 우유를 소화시키지 못하는 것은 우유 속에 있는 유당을 분해하는 락타아제라는 효소가 잘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유산균발효유 역시 우유를 기반으로 만들지만 유산균이 유당을 분해하는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유를 먹지 못하는 사람도 먹을 수 있다. 우유 소화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라면 우유를 먹을 때 요구르트와 섞어 먹는 것도 방법이다.



6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팔던 꽁꽁 얼린 요구르트, 먹어보지 않은 사람이 별로 없을 거다. 그런데 이렇게 얼리면 유산균이 다 죽는 것 아닐까.



▶ 그렇지 않다. 유산균은 영하 60도까지 가사 상태이기 때문에 얼리면 일시적으로 휴면하다 해동하면 다시 활동을 재개한다. 하지만 냉동과 해동을 반복하면 유산균이 일부 파괴될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게 좋다. 또 냉동상태에서는 유통기한이 정확하게 정해진 바 없지만 가능하면 유통기한 내 먹는 게 좋다.



7 막 태어난 아이도 요구르트를 먹을 수 있을까.



▶ 생후 1~2개월이 지나 우유 외에도 과즙 등을 먹기 시작하면 모든 유산균발효유 제품을 먹을 수 있다. 젖병을 쓰는 아이는 마시는 액상 요구르트가 적당하고 이유식을 먹는 아이는 떠먹는 농축 요구르트가 적당하다. 유산균발효유를 먹이면 유아용 정장제를 따로 먹일 필요가 없다고도 한다. 분유를 먹일 때 유산균발효유를 섞어 먹이는 것도 가능하다.



  ※도움말=매일유업, 한국야쿠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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