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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욱의 과학 산책] 음파 스텔스 기술의 창과 방패

중앙일보 2011.06.28 00:16 종합 29면 지면보기






조현욱
객원 과학전문기자
코메디닷컴 콘텐츠
본부장




최근 음향 기술은 두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보이고 있다. 하나는 음파(소리) 탐지로부터 물체를 감춰주는 스텔스(Stealth) 분야이고, 다른 하나는 심해에서도 광대역의 음파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마이크로폰 분야다.



 음파 스텔스 분야는 미국 듀크대학 연구팀이 미국물리학회지 22일자에 게재한 논문에 잘 나와 있다. 연구팀은 수백 장의 플라스틱 카드에 미세한 구멍을 규칙적으로 뚫은 뒤 이것으로 양 옆이 트인 삿갓형 텐트 모양을 만들었다. 텐트 속에는 작은 나무토막을 넣어 두었다. 그런 후 텐트에 음파를 쏘아보냈더니 반사된 음파의 패턴은 그냥 평평한 바닥에 쏘아보낸 것과 동일하게 나타났다. 텐트와 나무토막이 음파에 ‘투명해진’ 것이다. 이는 공기 중에서 음파(1~4khz) 스텔스를 시연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한 사례다.



 물론 한계는 있다. 2차원, 즉 평평한 바닥 위에서만 성공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장치가 워낙 간단해 3차원 기술로 발전시키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이 기술은 앞으로 수중 음파탐지기에 ‘보이지 않는’ 스텔스 장비뿐 아니라 소음을 완전히 차단하는 방음장치 등에 응용될 것이다.



 다음은 수중 마이크로폰, 즉 청음기 분야.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이 초고성능 청음기를 개발했다고 25일자 사이언스데일리가 보도했다. 음량으로는 인간이 들을 수 있는 가장 작은 소리인 0데시벨의 1000분의 1인 -30데시벨까지, 음의 높낮이인 음역으로는 인간(2hz~17khz)의 여섯 배 범위(1hz~100khz)를 듣는 장치다. 현재의 청음기는 이보다 감도가 훨씬 약한 데다 깊은 곳에서는 수압 때문에 성능이 급격히 떨어진다.



연구팀은 인간의 고막에 해당하는 얇은 막의 안팎에 모두 물이 차도록 해 수압문제를 해결했다. 그런 후 반도체 칩에 막을 연결하고 여기에 미세한 구멍을 규칙적으로 뚫었다. 구멍을 드나드는 물에 의해 막이 진동하는 폭이 소리의 크기이고, 진동하는 속도가 소리의 높낮이가 된다. 막의 진동은 광섬유에서 레이저를 쏜 뒤 그 반사파를 통해 읽어낸다. 이 장치는 고래의 회유경로나 해저의 지형 등을 이제껏 없었던 정밀도로 읽어낼 수 있다. 앞서의 음파 스텔스 장치가 물체를 숨기는 방패라면 이번 청음기는 그 방패를 뚫을 강력한 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텔스 장치가 모든 영역의 소리를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조현욱 객원 과학전문기자·코메디닷컴 콘텐츠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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