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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건당위업’ 홍콩선 찬밥

중앙일보 2011.06.27 11:44 종합 14면 지면보기
중국 공산당 창당 9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영화 ‘건당위업(建黨偉業)’이 홍콩에서 지난 23일 개봉 이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4일 오후 7시 홍콩섬 코즈웨이베이의 한 영화관에서는 노장년층 관객 20여 명이 건당위업을 보고 있었다. 옆 스크린에선 할리우드의 여름 대작이 상영 중이었다. 관객이 몰려 오후 9시 표도 모두 매진됐다. 할리우드 영화 ‘X맨-퍼스트 클래스’를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은 20대 관객 찰스 람(林)은 “건당위업은 공산당 선전영화 아닌가”라며 “곧 ‘트랜스포머3’가 개봉되면 건당위업을 보러올 젊은 관객은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주말이었던 25~26일 홍콩 시내 주요 개봉관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홍콩에선 각급 학교가 곧 방학에 들어가 단체 관람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홍콩의 대학으로 유학 온 대륙 출신 학생들은 대부분 고향으로 돌아갔다. 홍콩에 주둔 중인 인민해방군 1만여 명은 단체 또는 개인적으로 영화관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국 대륙에서는 건당위업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 15일 개봉 이후 8일 만에 매출액이 2억 위안(약 334억원)에 이르고 있다고 26일 중국의 인터넷사이트 톈진망이 전했다. 중국 1700개 영화관의 7800개 스크린을 확보한 건당위업의 초반 돌풍은 다음 달 1일 창당 기념일을 전후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선 이 영화의 흥행을 위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을 다음 달 15일 이후 상영하도록 제한했다.



 건당위업은 1910년대 민족적 굴욕에 시달리던 암울한 현실이 공산당 창당의 토대가 됐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공산당 창당 90년 만에 대국으로 성장한 성과를 우회적으로 과시한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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