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꿇어앉아 걸레질, 쪼그려 앉아 집안일 … O자형 다리 만들어요

중앙일보 2011.06.27 05:56 건강한 당신 10면 지면보기
아가씨 때 각선미만은 자신이 있던 김일순(가명·54·서울 성내동)씨. 얼마 전 동창회에 참석했다 불쾌한 감정만 갖고 돌아왔다. 모처럼 만난 친구들이 ‘옛날엔 한 다리 했었는데 너도 나이 드니 다리가 휘는구나’라며 던진 말이 마음에 걸렸던 것. 폐경기 이후 시큰거리는 무릎 때문에 신경을 쓰던 김씨는 결국 병원을 찾았고, 뜻밖의 진단 결과를 들었다. 무릎 안쪽 연골이 심하게 닳아 관절염으로 발전한 상태라는 거였다.


중년여성, 무릎이 위험하다 ①

여성들은 중년이 되면 폐경부터 걱정한다. 하지만 눈치 못 채게 조용히 진행하는 질환이 있다. 어느 날 갑자기 통증이 왔을 때는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진척돼 여성 건강의 발목을 잡는다. 바로 무릎 관절 질환이다. 관절 전문 연세사랑병원과 함께하는 ‘중년 여성, 무릎이 위험하다’ 캠페인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이번 주제는 ‘O자형 다리, 원인과 치료’다.









연세사랑병원 전재훈 원장이 O자형으로 다리가 휜 여성을 진찰하고 있다.



다리 예쁜 할머니가 ‘건강한 할머니’



할머니도 각선미가 살아야 한다? 맞는 말이다. 예쁘기 위해서가 아니라 건강을 위해서다. 하지만 다리가 곧게 뻗은 할머니를 찾기란 쉽지 않다. 젊었을 때 다리가 곧은 여성도 나이가 들면 벌어지거나 O자형으로 휘기 때문이다. O자형 다리는 서양보다 한국인에 많다. 오랜 좌식생활이 원인이다. 좌식생활은 무릎 안쪽에 하중을 강요한다. 대퇴골(허벅지 뼈)과 경골(정강이 뼈) 사이에 무릎 연골이 위치한다. 체중 부하가 안쪽에 집중되면서 내측 연골이 닳는다.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전재훈 원장은 “손상된 연골은 재생이 되지 않고 계속 범위가 커진다”며 “결국 무릎 안쪽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해 O자형 다리가 된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무릎을 꿇고 걸레질을 하거나, 쪼그려 앉아 일하는 가사노동이 O자형 다리를 부추긴다.



 O자형 다리가 폐경 이후 급속히 진행되는 것은 급감하는 여성호르몬의 영향 때문이다. 폐경으로 뼈와 연골이 약해지면서 가벼운 압력이나 충격에도 손상을 입기 쉬운 구조가 되는 것이다.



 실제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가 2008년부터 2년간 무릎 통증으로 내원한 59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6%(4507명)가 여성이었다. 이 중 중년층에 해당하는 40~50대가 34.4%였다. 또 60대는 34.4%, 70대 22.6%로 나타났다.



무릎 사이 벌어지면 퇴행성관절염 빨리 와



다리는 몸을 떠받드는 기둥이다. 전재훈 원장은 “다리가 정상적인 구조가 아니면 골반이 처지고, 척추가 굽거나 어깨가 결리는 등 각종 관절질환이 초래된다”고 말했다.



 먼저 자신의 다리가 휘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복숭아 뼈를 붙이고, 두발 앞쪽 끝이 서로 닿도록 한 상태에서 똑바로 섰을 때 양 무릎 사이가 5㎝ 이상이면 O자형 휜 다리다. 또 무릎 앞에 있는 뼈가 안쪽을 향하고 있어도 휜 다리를 의심할 수 있다.



 문제는 O자형 다리는 빨리 퇴행성관절염이 온다는 사실이다. 체중이 안쪽에만 실려 지속적인 충격을 주기 때문이다.



 치료는 퇴행성관절염까지 진행하기 전에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월상연골판 파열까지 있으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찢어진 연골판을 봉합하는 ‘반월상연골판 봉합술’을 시행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 절골술로 각선미 되찾아



내측 연골 손상 우려가 있거나 어느 정도 진행됐다면 뼈를 똑바로 정렬시켜주는 것이 근본 치료다. 아무리 찢어진 연골판을 복원하고, 손상된 연골을 재생하는 치료를 받아도 다리가 휘었다면 관절염은 계속 악화하기 때문이다.



 대상자는 6개월 이상 무릎 통증이 있으면서 X선 영상에서 안쪽 관절 간격이 좁아진 사람이다. MRI(자기공명영상장치)나 관절내시경으로 연골이나 연골판의 손상을 확인한다.



 절골술은 변형된 관절을 바로잡는 수술이다. 경골 위쪽에 인위적인 골절을 만들어 각도를 교정한다. 무릎 관절 안쪽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시켜 통증 감소와 관절 수명을 연장하는 것이 목적이다.



 최근에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도입돼 정확성을 보완했다.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조승배 소장은 “자기 관절을 보존하는 방법이므로 수술 후 무릎을 굽히는 데 지장이 없고, 심한 운동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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