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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기술로 승부” 대학생 앱 개발 창업 열풍

중앙일보 2011.06.27 00:26 경제 9면 지면보기
#대학생 양영석(21·서울대 경영학과·휴학)씨는 올 4월부터 ‘마케팅 이사’라는 직함을 얻었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대학생 2명과 함께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하는 회사를 창업했기 때문이다. 그가 개발한 ‘꿈의 명언집’이라는 앱은 정해진 시간에 자신이 목표로 하는 삶을 일깨워주는 명언을 보내준다. 이 앱은 애플 앱스토어에서 한국어·영어·일본어 세 가지 버전으로 팔리고 있는데 90%가 영어 버전, 즉 외국인에게 내려받기 된다.



 #대학생 이희덕(21·숭실대 물리학과·휴학)씨는 지난해 1월부터 지금까지 통신사 할인 카드를 쓸 수 있는 매장을 안내해주는 ‘할인을 찾아서’ 등 12개 앱을 만들었다. 매일 1~2시간씩 앱 개발에 시간을 투자해 얻은 결과다. 이런 성과를 인정 받은 이씨는 현재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진행하는 ‘학생파트너(MSP·Microsoft Student Partner)’로 뽑혀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이씨는 “앱을 계속 만들면서 시장 상황을 파악해 전문적인 1인 기업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열풍이 불면서 대학생들이 앱 개발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대기업 취업을 위해 스펙(SPEC·학점, 토익 점수 등 취업에 필요한 조건)을 쌓는 데 안주하기보다 스스로 앱을 개발하고 이를 발판 삼아 창업을 꿈꾸는 대학생이 늘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청이 전국 25개 기관(대학 21곳, 고교 1곳, 기타 3곳)을 지정해 앱 개발 관련 교육을 하는 ‘앱 창작터’에는 대학생의 참여 열기가 뜨겁다. 지난해 하반기 수료생 615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360명(58.5%)이 대학생이었다. 중소기업청은 올해 앱 창작터를 통해 4200명의 앱 개발자를 배출할 예정인데, 이 중 대학생 비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각 대학 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앱 개발 동아리 회원을 모집하거나 앱 개발을 함께할 동업자를 찾는 글이 자주 올라온다. 이 같은 현상은 글로벌 시장도 마찬가지다. 현재 MS의 온라인 앱 장터인 ‘마켓플레이스’에 등록된 앱 개발자 4만3152명 가운데 46%인 1만9957명이 학생 신분이다. 실제 등록된 앱의 17%(3420개)는 학생들이 손수 만든 것이다.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과 애플 앱스토어는 따로 학생 개발자 통계를 내고 있지는 않지만 학생 개발자 비율이 높기는 마찬가지라고 한다.



 앱 개발이 대학생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건 초기 자본이 많이 필요하지 않으면서도 아이디어와 기술력만 있으면 ‘대박’을 낼 수 있는 사업 분야이기 때문이다. 서울대 창업동아리 ‘서울대 학생벤처네트워크’ 회장을 지낸 양씨는 “동아리 회원 중 창업하는 학생의 절반 정도가 앱 개발 분야”라고 말했다. 전국학생창업동아리연합회 회장 김대현(24·서울과학기술대 기계공학과)씨도 “자신만의 사업 모델을 갖고 앱 개발을 위해 여러 시도와 노력을 하는 학생이 많다”고 전했다.



 대학생 앱 개발자가 늘면서 이들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도 많아지고 있다. 양씨는 중소기업공단의 ‘청년창업사관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1억원의 창업 자금을 지원받았다. 연세대·동국대·인덕대 등 창업선도 대학으로 지정된 전국 15개 대학도 앱 개발 학생들에게 창업 지원을 하고 있다. 2002년 개소한 연세대 ‘연세학생벤처센터’에 입주해 있는 7개 팀 가운데 2개 팀은 앱 개발을 전문으로 하고 있고, 나머지 5개 팀도 앱 개발과 간접적으로 연관된 정보기술(IT) 분야를 다루고 있다. 이곳에 입주한 학생들은 사무실·집기 등을 무료로 지원받을 뿐만 아니라 투자유치 도움도 받는다. KT·SKT 같은 이동통신업체와 MS 등도 앱 개발 경진대회 등에서 입상한 학생들에게 개발금과 사무공간 등을 지원하고 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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