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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로스쿨 교육도 국제화돼야

중앙일보 2011.06.27 00:16 종합 29면 지면보기






최원목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




7월 1일자로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이 잠정 발효되면, 법률서비스 시장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된다. 그동안 우리 경제는 개방과 경쟁을 통해 급속한 성장을 이루어냈다. 유일한 예외가 법률·교육 등 기초서비스 부문이었다. 그 결과 국내에서 가장 우수한 두뇌집단이 진출해 왔던 법조계와 교육계가 국제경쟁력이 가장 떨어지는 부문으로 남아 왔다. 그러나 FTA 발효와 동시에 유럽 변호사가 들어와 자국법이나 국제법 분야 자문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며, 유럽로펌의 국내 사무소 개설도 허용된다. 국제법무 분야는 세계 최고의 유럽변호사들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쟁은 고객들에게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국내에 소재한 기업들은 국경 간 인수합병(M&A), 국제금융거래, 해외증권 발행 등 국제거래의 수요 급증에 수반되는 자문서비스를 클리퍼드찬스(Clifford Chance), 디엘에이파이퍼(DLA Piper) 등 세계 굴지 유럽 로펌의 국내사무소를 통해 제공받을 수 있다.



 2013년 7월부터는 유럽 로펌이 국내 로펌과 업무제휴를 할 수 있고, 2015년 7월이 되면 합작법인 형태로 진출한 유럽로펌이 국내 변호사를 자유롭게 고용할 수도 있게 된다. 국내외 로펌 간의 제휴 및 합작은 외국인투자자에게 필요한 원스톱서비스를 가능케 함으로써 국내 외국인투자 증대에도 기여할 것이다.



 반면 우리 로펌 및 국제법무 담당 변호사들은 무한 경쟁에 노출되게 된다. 유럽 로펌들은 자신들의 글로벌 네트워크 등 장점을 앞세워 삼성·현대 등 대기업의 아웃바운드(한국 기업의 해외사건) 자문 시장을 독식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1987년 법률시장을 조기 개방한 일본의 경우 10대 로펌 중 1~5위는 모두 토종 로펌이 차지했으나 모두 국내법무 분야였다. 일본의 글로벌 기업들의 해외 자문은 영미계 로펌이 도맡아 하고 있고, 외국 기업의 일본 내 자회사 설립 자문도 대부분 영미계가 장악하고 있다. 큰 국내 시장 지키기에 여념이 없다 보니, 미래 성장분야인 해외 부문을 모두 이들 로펌에 내준 셈이다.



 우리 경제의 대외무역 의존도는 90%에 육박해 20%대인 일본의 경우와는 대조적이다. 이는 국제 기업법무 부문을 모두 외국계 로펌에 내어줄 수는 없다는 의미다. 또한 토종 로펌을 향한 고객의 로열티가 높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우리 로펌들은 구성원들의 해외 연수 기회를 확대하고 전문성 제고를 위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성과급 연봉과 처우에 대한 개선도 장기적 관점에서 검토해야 한다. 아시아는 물론 서구국가에 해외 사무소 설치를 확대하고, 현지 로펌들과의 제휴와 교류를 획기적으로 증대해야 한다. 결국 우리 로펌 스스로 글로벌 로펌들처럼 첨단 원스톱서비스를 실시할 수 있는 기반을 착실히 다져나가는 길만이 살길이다.



 로스쿨에서의 법학교육도 획기적으로 국제화돼야 한다. 당장 변호사 시험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국내법 선행학습 경험이 많은 학생을 선호해 선발하는 로스쿨 입시관행부터 마땅히 사라져야 한다. 글로벌 시대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이 가장 국제화된 교육을 받고 국제경쟁력 있는 법률서비스 시장으로 진출해야 하는 것은 국제적 상식이다. FTA 법률시장 개방은 오랜 독점체제에 안주해온 율사들에게나, 원거리 해외 로펌 서비스를 어쩔 수 없이 현지에서 제공받아온 우리 글로벌 기업들에 모두 상식으로의 복귀를 의미한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교육서비스 시장으로 그 상식적 교훈이 곧 전파되기를 기원한다.



최원목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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