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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로펌은 회계법인의 성공 눈여겨 보라

중앙일보 2011.06.27 00:13 종합 30면 지면보기
다음달 1일부터 법률시장이 개방된다. 구미 선진국의 법률회사들이 국내 법률시장에 군침을 흘리면서 인력 쟁탈전이 한창이다. 국내 로펌들도 일본의 실패를 교훈 삼아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그동안 온실 속 화초로 지내온 국내 로펌들로선 난생 처음의 개방 한파에 전전긍긍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자유무역협정(FTA)의 도도한 흐름 속에 서비스 시장 개방은 막을 수 없는 대세다. 오히려 시장 개방의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은 회계법인들의 성공 스토리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요즘 국내 회계법인들은 일본·동남아 특수에 신바람이 났다. 현지어 능통자와 정보기술(IT) 전문 인력을 대거 채용하고 있다. 한때 침몰 직전이던 회계법인들이 기사회생(起死回生)한 것은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덕분이다.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한국만 한발 먼저 2011년 상장기업과 금융회사들에 대해 IFRS를 의무적으로 도입했다. 일본은 2015년, 대만은 2013년부터 IFRS의 도입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그 덕분에 국내 업체들은 IFRS를 무기 삼아 본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일PWC, 삼정KPMG, 딜로이트안진, 언스트앤한영 등 대형 업체들이 잇따라 일본·대만·인도네시아 등에서 IFRS프로젝트를 따내고 있다. 이들 지역은 우리와 기업구조나 정서가 유사한 데다, 한국 업체들이 구미 회계법인보다 훨씬 값싸고 질 좋은 IFRS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IFRS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경험을 전수하며 고액의 컨설팅료를 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요즘 회계법인들이 신성장 동력으로 눈독 들이는 분야가 FTA다. FTA가 발효되면 원산지를 가리는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전자 제품 하나에 수백 개의 한국·일본·중국·대만산 부품이 섞여들 경우 반드시 회계법인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IFRS로 자신감을 얻은 회계법인들은 아시아 FTA 시장을 휘젓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로펌들도 마찬가지다. 외국 업체들과 치열한 싸움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이런 경험을 무기 삼아 아시아 법률시장에 진출해야 신천지(新天地)가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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