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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백선엽 장군은 나라 구한 전쟁영웅 맞다

중앙일보 2011.06.27 00:13 종합 30면 지면보기
KBS 수신료 문제를 토론하는 자리에서 엉뚱하게 백선엽 장군의 친일(親日) 전력이 도마에 올랐다. 야당의원들이 수신료 인상의 전제로 KBS의 공정성을 문제 삼는 과정에서 백선엽 장군을 다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친일(親日) 전력을 지닌 백 장군을 ‘전쟁영웅시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 바람에 인터넷 등에선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는 무려 한 세대를 넘는 동안 일본의 식민 지배 아래 있었다. 당시 고등교육을 받은 젊은 사람들 가운데 적지않은 사람들이 일제가 운영하던 각종 기관에서 일했던 것이 사실이다. 백선엽 장군도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이다. 집안은 어려웠지만 수재였던 백 장군은 평양사범학교를 졸업해 교사로 일하다가 만주국이 운영하는 봉천군관학교에 다시 들어갔다. 그리고 3년간 만주군의 장교로 근무했다.



 해방 후 군사영어학교를 졸업했고 곧 6·25전쟁이 터지자 혁혁한 공을 여러 차례 세워 32세의 나이에 육군참모총장까지 지냈다. 6·25전쟁 당시 백 장군이 세운 공로는 본지가 2년간 연재한 ‘남기고 싶은 이야기’에 자세히 기록돼 있다. 백 장군은 오늘의 대한민국이 이 땅에 서 있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전쟁 영웅이 맞다. 6·25를 기념해 방영한 TV 프로그램에서 가장 큰 공로를 세운 백 장군을 전쟁영웅으로 부각한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파주시는 지난 25일 임진각에 백선엽 장군이 부대를 이끌고 진격하는 장면을 담은 기념비를 건립했다. 지난해 건립계획이 알려지자 일부에선 백 장군을 친일파로 공격하며 반대했지만 이인재 파주시장은 단호했다. 이 시장은 민주당 소속이다. 그는 “미국 전사(戰史)에도 ‘6·25전쟁의 영웅’으로 기록된 분을 ‘친일파’로 몰아세우는 것은 잘못이다. 어떤 이념보다 안보가 우선이다”고 말했다. KBS 토론에서 논란을 벌인 사람들도 같은 생각이 들게 한다. 구국(救國)의 영웅마저 함부로 깎아내리고 배척하는 일부 인사들의 행태가 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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