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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f&] 이언 우드콕 “서울서 청국장 제일 잘하는 집? 제가 지도 그려드리죠”

중앙일보 2011.06.17 03:44 경제 21면 지면보기



한국 생활 7년째 … 토종입맛 자랑하는 이언 우드콕 ‘코브라-푸마 골프 코리아’ 대표이사



한국생활 7년째인 코브라-푸마골프 코리아 이언 우드콕 대표가 경기도의 한 골프장에서 선글라스를 끼고 포즈를 취했다. [정제원 기자]



코브라-푸마 골프 코리아의 이언 우드콕(53·영국) 대표이사는 올해로 한국 생활 7년째를 맞는다. 1990년대에 부산에서 2년을 근무했고, 2007년부터는 푸마골프 코리아의 대표를 맡아 서울 생활을 즐기고 있는 중이다. 부인과 딸들을 영국에 두고 서울에서 기러기(?) 생활을 하고 있는 셈인데 그는 전혀 외롭지 않단다. 한국에는 맛있는 음식과 좋은 친구들이 많아서 외로울 틈도 없다고 그는 말한다. 지난 13일 경기도 안성의 한 골프장에서 열린 코브라-푸마 골프의 행사장서 우드콕 대표를 만나 그의 서울 생활에 대해 들어봤다.



“서울에서 스테이크를 가장 잘하는 레스토랑이 어딘지 아세요?”



소문난 식도락가인 그는 주변 사람에게 종종 이렇게 묻는다. 듣는 사람이 대답을 못하고 망설이는 눈치를 보이면 그는 지도까지 그려가면서 음식을 잘하는 레스토랑의 위치를 설명해준다.



“스테이크는 청담동에 있는 B레스토랑이 제일 잘해요. 테이블이 2개밖에 없는 데다 1인분 가격이 10만원을 넘지만 스테이크 맛이 환상적이라니까요.”



우드콕 사장은 테이블 위에 약도를 그려가며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웬만한 서울 사람보다 서울 지리를 더 잘 아는 축에 속한다. 그런데 그가 서울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양식만을 즐긴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우드콕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청국장’이다. 된장찌개와 김치찌개는 기본이고, 돼지국밥과 설렁탕도 그가 즐기는 메뉴다. ‘푸른 눈의 외국인이 청국장을 좋아한다는 건 한국사람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러나 그의 설명을 들으면 그가 얼마나 청국장을 좋아하는지 이해가 간다.









직원들과 회식 자리에서 삼겹살을 들고 있는 우드콕 대표. 우드콕은 청국장과 돼지국밥은 물론 홍어도 즐겨 먹는다. [정제원 기자]






“경기도 A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 파는 청국장은 깊은 맛이 없어요. 청국장이 제 맛을 내려면 우러난 맛이 있어야 하는데 A골프장에서 파는 청국장은 그런 깊은 맛이 없다니까요.”



우드콕은 청국장을 무척 좋아해 일부러 잘하는 식당을 찾아가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서울에서 청국장 제일 잘하는 식당 가르쳐 드릴까요. 서울 강남의 파이낸스 센터 부근의 한 고깃집인데요. 고기를 먹은 뒤 나오는 청국장이 한마디로 예술이에요. 이 집 청국장은 정말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어요.”



우드콕 사장이 한국 음식에 정통한 한국통이 된 것은 그가 대한민국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한국의 맛을 몸소 체험한 덕분이다. 90년대 부산에서 근무할 때는 부산 돼지국밥 집을 찾아 다녔다고 했다.



“그 시절 부산은 참 좋았어요. 인심도 좋았고, 음식 맛도 환상적이었지요. 아직도 부산의 돼지국밥 맛을 잊지 못합니다.”











2007년 한국에 다시 부임한 뒤로도 그는 한국의 맛을 찾아 다녔다.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는 물론이고 지방 출장을 다닐 때마다 한국의 토속 음식을 맛보기 위해 애썼다. 그래서 그는 목포 지방의 삼합요리도 즐긴다. 푹 삭힌 홍어에 김치와 돼지고기를 곁들인 삼합은 그가 좋아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다. 삼합뿐만 아니라 암모니아 냄새가 물씬 풍겨나는 홍어도 즐겨 먹는다. 경우에 따라선 한국사람도 잘 먹지 못하는 이런 요리를 그가 즐기게 된 비결은 뭘까. 그는 빙긋이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청국장이건 홍어찜이건 처음엔 냄새가 좋지 않은 게 사실이지요. 그렇지만 냄새가 좋지 않다고 해서 아예 도전도 하지 않으면 평생 그 맛을 알 수가 없어요. 나는 일단 어떤 음식이건 먹어본답니다. 음식 맛을 음미하면서 먹다 보면 다른 사람들이 왜 그 음식을 좋아하는지 이해가 가거든요.”



우드콕 사장은 석 달에 한 번 고향인 영국으로 돌아간다.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고향에 돌아가면 그는 가끔 한국 음식 생각이 난다고 털어놓았다.



“한국사람이 외국에 나갈 때마다 왜 구태여 한식당을 찾아가 맵고 짠 음식을 찾아먹는지 이해가 갑니다. 청국장의 깊은 맛, 김치의 맵고 짠맛을 그리워하는 거지요. 나도 외국에 나가면 가끔 그럴 때가 있는 걸요.”



우드콕 사장은 점심식사 때면 한국인 직원들과 함께 어울려 한국식당을 찾아간다. 설렁탕과 삼계탕 등을 즐겨 먹는다. 58년 개띠인 그는 한국의 지인들과 술잔을 주고받다가 친구도 많이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다정다감한 성격의 그는 직원들의 회식 자리에도 빠지지 않는다. 직원들과 어울려 소주잔을 돌리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도 나눠 마신다. 최근엔 막걸리와 안동소주도 마셔봤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오후 10시가 되면 회식 자리에서 일어난다. 휴대전화에 알람을 맞춰놓고 오후 10시만 되면 술자리를 끝내는 게 그의 원칙이다.



“서울에는 음식을 잘하는 맛집들이 곳곳에 숨어 있어요. 스테이크에서부터 청국장까지 동서양의 모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게 가장 큰 매력이지요.”



골프업체 사장인 그에게 골프 이야기를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 골퍼들의 모습은 어떨까.



“한국인들은 세계 어느 사람보다 연습을 많이 합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진지하게 골프 연습에 열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지요. 또 여성들은 한결같이 옷을 잘 입고 스윙 자세도 좋은 것 같아요. 아마추어 골퍼인데도 스윙 자세가 프로골퍼 같다니까요.”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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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정제원 골프팀장 newspoet@joongang.co.kr

성호준 기자 karis@joongang.co.kr



일간스포츠 최창호 차장 chchoi@joongang.co.kr

문승진 기자 tigers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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