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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석의 Wine&] 촌스런 품종 타나를 세계적 반열에 올린 샤토 몽투스

중앙일보 2011.06.17 03:19 경제 15면 지면보기



blog.joins.com/soncine





“아르노 회장이 포도밭을 팔라고 했지만 거절했어요. 제가 지난 30년 동안 어떻게 일군 곳인데 남에게 팔 수가 있겠어요. 게다가 아르노 회장은 와인을 좋아하는 것 같진 않더라고요.(웃음)”



 세계적인 명품회사 LVMH의 오너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물리친 이 사람은 알랭 브루몽. 전 세계 와인 전문가들로부터 ‘전설의 100대 와인’ ‘죽기 전에 반드시 마셔봐야 할 와인’이란 찬사를 받고 있는 샤토 몽투스(Ch. Montus·사진)의 소유주다. 와인 변방에 불과했던 남서부 지역의 조그마한 마을 마디랑(Madiran)을 일약 주목받는 와인 산지로 탈바꿈시킨 주역이다. 지난 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한식당 무궁화에서 만난 그는 “구찌를 소유한 PPL그룹의 프랑수아 피노 회장과 루이뷔통의 아르노 회장이 명품회사를 인수하듯 경쟁적으로 양조장을 사들이고 있다”며 “나에게도 매각 제안이 들어왔지만 팔 생각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알랭 브루몽은 마디랑 지역의 최대 와인 생산자다. 푸아그라(거위 간 요리)의 고향인 마디랑은 프랑스 내에선 장수 마을로 유명하다. 브루몽은 “여유를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과 함께 토종 와인의 영향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디랑의 전통 포도 품종 타나(Tannat)의 경우 카베르네 소비뇽과 같은 품종에 비해 심장에 좋은 폴리페놀 성분이 2~3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는 설명이다.



 타나는 사실 거칠고 촌스러운 맛으로 유명했다. 마디랑의 생산자들도 투박한 타나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카베르네 프랑이나 메를로를 섞어 와인을 만들어 왔다. 하지만 브루몽은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타나 100%의 와인을 만드는 데 주력했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샤토 몽투스의 ‘퀴베 프레스티지(Cuvee Prestige)’다. 이 와인은 출시되자마자 각종 국제 와인 대회의 상들을 휩쓸었고, 보르도 1등급 와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브루몽은 “합리적인 가격에 최고의 와인을 마시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와인을 만든다”고 강조했다.



 브루몽이 샤토 몽투스를 인수한 것은 1979년. 그는 “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샤토 부스카세(Ch. Bouscasse)가 있었지만 혼자 힘으로 최고의 와이너리를 만들고 싶어 독립했다”며 “인수한 후엔 토양을 연구하기 위해 지하 20m까지 땅을 파봤다”고 돌이켰다. 브루몽이 샤토 몽투스의 품질을 높일 수 있었던 비결은 포도나무당 포도 소출량을 줄인 것. 샤토 몽투스 퀴베 프레스티지의 경우 한 그루에 열리는 포도는 4~6송이에 불과하다. 그만큼 포도송이의 응축력은 높아지고 와인 맛은 진해진다.



 샤토 몽투스는 톰 크루즈, 킴 베이신저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 마시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브루몽은 “영국 버진그룹 최고경영자 리처드 브랜슨은 직접 와이너리를 찾아와 와인을 사 가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그의 꿈은 타나를 세계적으로 유명한 품종으로 만드는 것. 그는 “타나는 재배가 어렵지만 어떤 주인을 만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것이 매력적”이라며 “한식과도 잘 어울려 한국인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손용석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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