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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고 잠수함 만든 정주영 회장 잊지 않겠다”

중앙일보 2011.06.17 03:01 경제 11면 지면보기



해군 장성 9명 전경련서 워크숍



해군 장성들이 16일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찾아왔다. 기업의 혁신 역량을 배워 해군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목적이다. 리더십에 대한 김신배 SK㈜ 부회장의 강연이 끝난 뒤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세번째부터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김성찬 해군참모총장, 김신배 부회장.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KT빌딩 14층의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회의실. 모랫빛 반팔 군복을 입은 24명의 장성과 대령이 김신배 SK㈜ 부회장의 강연에 귀를 기울였다. 김성찬(대장)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한 해군 장성 9명과 대령 15명이었다. 해군의 별 40여 명 중 약 5분의 1이 참석했다. 리더십에 대해 한 시간가량의 강연이 끝나자 하진용 전력분석시험평가단장(준장)이 손을 들고 질문했다. “변화를 이끌어 내려면 리더는 어떻게 해야 하나.”



 김신배 부회장은 이렇게 답했다. “훈련이 아니라 교육을 시켜야 한다. 훈련은 어떤 일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이지만, 교육은 의식을 바꾸는 것이다. 교육을 하려면 리더는 딱딱함에서 벗어나 휴머니스트가 돼야 한다. 다양한 인문서적을 읽으면서 사고의 폭을 넓히자. 그래야 리더로서 상대에게 맞게 인간적인 소통을 하면서 의식을 바꿔나갈 수 있다.”



 이날 강연은 해군이 전경련에 요청해 마련된 ‘해군장성단 기업경영 연구 워크숍’ 프로그램의 하나. 해군이 이런 워크숍을 열어달라고 한 것은 기업의 혁신과 인재관리 방법을 배워 해군 효율화에 활용하려는 목적이었다. 워크숍은 이틀 과정으로 첫날인 16일에는 김신배 부회장과 김영기 LG전자 부사장 등이 강의를 했다. 17일에는 포스코 서울 사무소를 직접 찾아 ‘포스코 경영 혁신 스토리’ 주제의 강연을 듣고 현대제철의 충남 당진 공장도 들른다.



 해군은 이에 앞서 올 3월에는 삼성경제연구소를, 4월에는 현대자동차그룹 경영전략실을 찾아 변화와 혁신의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당시도 장성들과 영관 장교들이 참석했다. 홍영소(대령) 정훈과장은 “직접 기업을 찾아가 보니 기업인들을 계룡대로 초빙해 강의를 들었을 때보다 훨씬 생생하게 기업들이 변화하는 속도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군은 원래 지난해 기업과 경영 현장을 찾아 혁신 마인드를 익히려 했으나 천안함 폭침 사태에 따른 대응 체제 구축 때문에 올해 시작하게 됐다.



 박경일(소장) 정책실장은 “사회·경제·기업의 변화에 따라 해군도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해법을 찾으러 나온 것”이라며 “오늘 강연을 듣고 나니 딱딱했던 소통의 방법에 대해 느낀 바가 많다”고 평했다.



 김성찬 참모총장은 “해군이 우수한 해군력을 갖추게 된 데는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진 국내 조선 기업들이 많은 기여를 했다”며 “특히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잠수함을 만들어 국방력 강화에 이바지한 것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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