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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게 더 작게 … 자동차도 다운사이징

중앙일보 2011.06.17 02:30 주말섹션 5면 지면보기



엔진 크기 줄여 성능·연비 개선
현대·기아차, 스포티지R에 적용











기아자동차는 스포티지R(아래)에 261마력의 2.0L 터보 직분사 엔진(위)을 달아 엔진 다운사이징에 성공했다.



작고, 적게, 규모를 줄이고, 군살을 빼는 것을 다운사이징(Downsizing)이라 한다. 녹음기의 소형화, 손바닥 크기의 캠코더, 졸업앨범 크기의 컴퓨터, 군살을 빼고 효율화에 나선 기업 모두 다운사이징의 결과물이라 하겠다. 자동차에도 이런 다운사이징이 한창이다. 엔진의 크기를 줄이면서 성능과 연비를 개선하고 있다.



 1999년에 나온 BMW 740i는 8개의 실린더가 V자로 배치된 V8 구조에 4.4L 배기량으로 268마력을 냈다. 이랬던 740i가 10년 뒤인 2009년에는 V6 3.0L로 엔진 크기를 줄이면서도 326마력이 됐다. 10년 사이에 2개의 실린더, 1.4L의 배기량을 줄였지만 출력은 58마력 증가한 것이다. 연비도 좋아졌음은 물론이다.



 이런 다운사이징의 이면에는 공기를 압축하는 터보 기술이 있다. 공기를 ‘후’ 하고 불어내는 것이 그냥 엔진이라면, 터보 엔진은 공기를 잔뜩 압축한 뒤 ‘훅’ 하고 불어서 보다 강력한 힘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하지만 초기의 터보 기술은 그리 완벽하지 못했다. 강력한 힘을 만들어내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침착하지 못했다. 특히 가속페달을 밟고, 한 박자 뒤에 힘이 나오는 지연 현상이 고질적 문제였다. 연료를 많이 먹고, 배기가스가 깨끗하지 못한 것도 문제였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개의 터보를 달거나, 배기가스의 경로를 변화시키거나, 터빈 날개의 각을 변화시키며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그 결과 요즘 터보 엔진은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힘을 만들어 낸다.



 BMW뿐만 아니라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 현대·기아차도 이런 방식으로 다운사이징을 하고 있다. 기아차는 스포티지R에 261마력을 내는 2.0L 터보 직분사 엔진을 넣어 기존 V6 모델을 대신하고 있다. 조만간 이 엔진이 들어간 현대 쏘나타와 기아 K5가 국내에도 출시될 예정이다. 벤츠는 꽤 오래전부터 184마력을 내는 1.8L 터보 엔진으로 2.0L 엔진을 대신하고 있다. 폴크스바겐도 1.4L 엔진에 터보와 수퍼차저를 붙여 160마력을 내는 1.4L TSI 엔진으로 제대로 다운사이징했다.



 전문가들은 “다운사이징이 엔진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며 “효율적인 변속기와 가볍고 튼튼한 차체 등이 동반된 궁극적인 효율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족 하나, 다운사이징은 1980년대부터 작고 빠른 컴퓨터를 주창했던 IBM 연구원 ‘헨리 다운사이징’의 이름이기도 하다.



장진택 자동차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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