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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리의 서울 트위터] DMB 보는 택시기사님, 불안한 손님 얼굴 보이나요

중앙일보 2011.06.17 02:07 종합 21면 지면보기
말을 할까 말까. 입술이 바짝바짝 타오르고, 가슴엔 천둥이 치는 것 같습니다.



 “저기….”



 차마 말하지 못하고 창밖을 내다보다가 다시 용기를 냅니다.



 “저… 기사님, TV 대신 라디오 틀어주시면 안 될까요.”



 요즘 택시, 내비게이션에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기능이 있어서 TV 틀어놓고 운전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대부분 “듣기만 한다”고 하지만 재미있는 장면에 향하는 눈은 어쩔 수 없을 거예요. 얼마 전 그런 일을 겪고 “무섭다”는 말을 트위터에 올렸더니 많은 분이 실시간 댓글을 보내왔습니다. “위험하니 빨리 꺼달라고 하세요.” “미터기 요금 올라가는 것보다 더 겁나요.”



 운전 중 DMB 시청을 금지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4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지난 8일 공포됐더군요. 하지만 엊그제도 야구를 보며 운전하는 택시기사님 뒤에서 조마조마했더랍니다. 벌칙 조항이 없어서 그런 것인가요. 법안의 실효성이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교통체증이 심한 서울에서 운전하려면 지루하겠지요. 중요한 스포츠 경기가 있으면 실시간으로 보고 싶겠지요. 그래도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게 어디 있겠어요.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5505명) 중 ‘전방 주시 태만’으로 인한 사고가 50%를 넘는답니다.



 벌칙으로는 뭐가 좋을까요. 역시 “요금 안 받기”로 하자는 분이 가장 많았습니다. “적발된 택시 DMB에는 재미없는 프로그램만 나오게 해 질리게 하자” 는 의견들까지요. “내비게이션을 만들 때 주행 중에는 DMB가 작동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진지한 의견 도 있었답니다. 물론 운전자 스스로 조심해야겠지만, 그게 안 된다면 주변에서라도 이야기해 줘야지요.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드신다고요. 이런 의견도 있었습니다. “기사님. 제가 운전할 테니까 편하게 TV 보세요.”



임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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