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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자 김성룡의 사각사각] 거미줄에 딱 걸렸네요, 보석 같은 물방울

중앙일보 2011.06.17 02:00 Week& 4면 지면보기












아침 산책은 언제나 좋다. 화창하게 맑은 날이면 더 좋겠지만 조금 흐린 날도 상관없다. 촉촉하게 젖은 공기가 뺨에 닿는 느낌이 상큼하니까.



 비가 막 갠 남한강변은 온통 물안개가 자욱했다. 한참을 걸었다. 풀잎에 스친 신발이 어느새 흠뻑 젖어 있었다. 좁은 오솔길로 막 들어섰을 때 커다란 거미줄을 발견했다. 웬만한 작은 우산을 펼친 것만큼 큰 집이었다. 왕거미가 있을까 조심스레 다가갔다. 대저택이었지만 주인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거미줄엔 작은 물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카메라 스위치를 켜고 물방울이 잘 보이도록 어두운 배경을 찾아 몸을 숙여 한껏 자세를 낮췄다. 빛을 머금은 물방울이 마치 보석처럼 반짝거리고 있었다. 이른 아침이 아니었으면 찍을 수 없었을 풍경. 아침 산책은 이래서 좋다. 참 좋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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