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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등록금·무상급식 … 포퓰리즘과 한국의 장래 토론회

중앙일보 2011.06.17 01:24 종합 12면 지면보기



“의사가 다수결로 치료하나”



포퓰리즘에 대한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토론회가 16일 재단법인 굿 소사이어티 주최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양승태 이화여대 교수(왼쪽)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사회자인 한국외대 문재완 교수. [안성식 기자]





최근 ‘무상급식’ ‘반값 등록금’ 등 보편적 복지정책을 둘러싸고 포퓰리즘 논쟁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사회에서 어느 정도의 포퓰리즘 요소가 불가피하지만 그걸 가만 내버려 두면 민주주의가 위협을 받게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재단법인 굿 소사이어티(이사장 김인섭 법무법인 태평양 명예 대표변호사)가 16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 포퓰리즘과 한국의 장래 토론회에서다. 굿 소사이어티는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갈등해소와 사회통합을 논의하는 포럼이다.



 김인섭 변호사는 “다수의 국민은 민주화가 되면 모든 문제가 풀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실은 그렇게 되지 못했다. 포퓰리즘이 심해진 건 우리가 내실 있는 민주화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포퓰리즘의 문제를 분석해 보자고 했다.



 이화여대 양승태(정치외교학) 교수는 “촛불시위는 전형적인 포퓰리즘인데도 당시 시위를 주동했던 인물들이나 참가했던 대중은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요즘 화두로 등장한 복지 문제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지는 일방적 욕구의 충족이 아니다. 절제나 정의의 덕목에서 생각할 문제다. ‘무상급식’ ‘반값 등록금’ 등 지엽적 정책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의 ‘왜소한’ 포퓰리즘이 국가의 위기상황에서 나치즘·파시즘과 같은 ‘거대한’ 포퓰리즘으로 확대될 수도 있는 만큼 그러한 비극을 막기 위해선 교양시민 계급의 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장영수(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포퓰리즘의 특징으로 ▶대의제가 아니라 직접적 국민의사를 중시하는 점 ▶기존 규범을 무시하는 데 부담을 느끼지 않는 점 ▶근본적 가치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없는 점 등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포퓰리즘이 인민주권을 내세우지만 다른 한편으로 다수의 힘을 앞세워 기존 질서를 파괴하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지적하면서 “다수가 항상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것은 아닌 만큼 다수결에는 일정한 전제와 한계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가 다수결로 환자를 치료할 순 없지 않은가”라고 되물었다.



 한국외국어대 김원호(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남아메리카의 사례를 제시했다. “남미에서 만연한 포퓰리즘은 ▶취약한 정당제도 ▶약한 시민사회 ▶제도적 견제와 균형의 부재 탓이다. 남미의 포퓰리즘은 좌우 이념과는 상관없었다. 포퓰리즘은 결국 민주주의를 저해하고 경제를 악화시키며 국제적으로 고립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좌승희 경기개발연구원 이사장은 “포퓰리즘 정책은 경제 양극화 현상 때문에 기승을 부린다”며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동반발전이 가능하다. ‘흥하는 이웃이 있어 내가 망하는 게 아니라 나도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글=이철재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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