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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보다 더한 광교신도시 … 2800억 샌다

중앙일보 2011.06.17 01:09 종합 18면 지면보기



소음 대책 잘못 세워 번복
뒤늦게 22m 방음벽 11㎞ 추가 설치
교량엔 방음터널 공사키로
신도시 한복판에 거대한 벽 생겨













본지 6월 15일자 1면.



판교 신도시에 이어 현재 건설 중인 광교 신도시도 소음 공해에 노출될 것이 확실시돼 뒤늦게 소음을 막기 위한 추가 방음벽 공사를 하기로 했다. 추가비용만 1933억원이나 된다. 교량 등에 방음터널을 설치하는 것까지 합하면 2800억원의 추가 예산이 들어가게 됐다. 예산은 모두 광교 신도시 개발 이익금으로 충당한다. 공원이나 체육시설 같은 주민 공공시설 투자비가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다.



 16일 공사가 한창인 경기도 수원의 광교 신도시 현장. 신도시를 가로지르는 영동고속도로와 북수원~동백 간 도로 주변에 아파트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자동차 소음이 공사현장의 소음보다 더 크게 들렸다. 경기도시공사는 그래서 도로의 소음을 막기 위해 최고 22m 높이의 방음벽을 설치할 계획을 뒤늦게 세웠다. 총 길이는 11㎞나 된다.



신도시 한복판에 거대한 벽이 생기는 것이다. 현재까지 국내 최고 높이인 경부고속도로 용인 기흥~판교 구간의 17m짜리 방음벽보다 높다. 경기도시공사가 잘못 세운 소음대책을 번복하면서 빚어진 일이다.



 2007년 3월 광교 개발 초기에 고속·광역도로 주변 아파트는 7~11층으로 설계됐다. 이때 방음벽 높이는 최고 12m를 넘지 않았다. 그러나 이듬해 10월 경기도시공사는 환경정책기본법상 소음기준 대신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적용해 소음대책을 완화했다. 이 규정에 따르면 방음창호를 설치하면 층수제한을 받지 않는다. 이에 따라 고속·광역도로변의 15개 단지가 최고 30층으로 높아졌다.



 그러나 2009년 12월 국토해양부는 30만㎡ 이상 택지개발사업에 주택건설기준 규정을 적용한 것은 위법이라며 소음대책 재수립을 지시했다. 이미 13개 단지는 주택건설사업 승인을 받고 분양을 시작한 뒤였다. 높이 22m짜리 방음벽과 교량 등에 방음터널을 설치하는 방안이 나왔다. 영동고속도로와 북부간선도로변 방음시설 설치비(추정)만 2789억원이다. 처음 계획했던 소음대책비(856억원)의 세 배가 넘는다. 감사원은 올해 초 이 사실을 적발하고 경기도시공사에 관련자 징계를 요구했다. 방음벽 효과도 크게 기대하기 힘들다. 판교신도시 사례에 비춰볼 때 방음벽 높이만큼의 저층부만 소음 차단효과를 본다. 고층 가구는 반대편 방음벽에서 반사된 소음까지 여과 없이 전달된다. 결국 일부 지역에서는 조망과 소음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셈이다. 반면 도로변 아파트의 분양가구수가 2~3배 늘어나 건설사만 상당한 이익을 챙기게 됐다.



 이창수 경원대(도시계획과) 교수는 “국토해양부의 ‘지속가능한 신도시계획기준’에 따르면 아파트는 고속도로변에서 50m 이상 떨어져야 한다”며 “계획도시라면서 최소 기준도 지키지 않은 것은 잘못된 도시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시공사 이남재 광교개발사업단장은 “신도시 조성 초기단계부터 방음대책을 철저히 하기 위해 방음벽과 방음터널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며 “입주민들에게 더 쾌적한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유길용 기자





◆광교신도시=수원시와 용인시 1만1304㎡에 3만1000가구가 들어선다. 경기도와 수원·용인시, 경기도시공사가 공동으로 사업을 시행한다. 2005년 12월 착공 다음 달부터 순차적으로 입주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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