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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직부패 청산 없이 선진미래 없다

중앙일보 2011.06.17 00:01 종합 30면 지면보기
공직사회의 부정부패에서 비롯된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이번엔 국토해양부다. 저축은행 사건으로 금융감독 기관들의 부패가 추한 모습을 드러낸 다음 정치권의 타락상이 막 들춰지기 시작한 시점이다. 사건이 터지면 줄줄이 드러나는 총체적 타락상이 극에 달했다.



 정부는 ‘공직기강을 바로잡겠다’고 다짐하고 있지만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의심스럽다. 워낙 부패 양상이 심각하고 뿌리가 깊어서다. 국토해양부의 경우도 구태 그대로다. 드러난 비리는 모두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래도 ‘설마’ 하며 의심쩍어 했던 비리가 우려 이상으로 심각한 양상으로 드러났다.



 공무원들이 연찬회란 이름으로 예산은 예산대로 받으면서, 관련 협회나 산하기관 등으로부터 추가로 돈을 거둬 흥청망청 유흥비로 탕진하는 일은 알려진 관행이다. 현직 과장이 소관업무와 관련해 뇌물을 받고 불법을 눈감아 주는 행태도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온 비리의 전형이다. 본부가 그러니 산하기관이 나을 수가 없다. LH공사 임원의 책상서랍에서 돈다발이 쏟아지고 줄줄이 잡혀가는 것도 별로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문제는 이런 공직부패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해 기업인과 자영업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 조사한 결과 공직자 부패가 2000년 이후 가장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중앙부처 국·과장 이상 고위공직자의 부패 정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86.5%가 ‘심하다’고 응답했다. 국제투명성기구(TI)가 매년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CPI)도 마찬가지다. 2010년 지수는 2009년보다 떨어졌다.



 이런 지경이다 보니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의 비웃음을 사고 있다. TI가 지난달 ‘뇌물방지협약 이행 보고서’에서 한국을 ‘소극적’으로 평가했다. 세계적 권위지인 파이낸셜타임스는 15일 “부정부패를 추방하지 못하면 한국은 선진국 턱밑에서 한참 머물러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프지만 정확한 지적이다.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를 뿌리뽑지 않고서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 선진국은 모두 투명한 사회다. 이명박 정부는 집권 이후 부패가 더 심각해졌다는 조사결과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실적과 성과를 강조하는 국정철학에 매달린 결과 윤리와 도덕을 간과해온 것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대통령이 공직기강 확립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늦었지만 환영한다. 국토해양부와 금융감독원이 왜 비리의 온상인지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 기본적으로 부패는 지나친 권력의 집중에서 비롯된다. 구조적인 부패의 근원(根源)을 뿌리뽑기 위해 권한을 분산하고 투명성을 강화하는 획기적인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특히 비리를 감시하는 기관들에 대해선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여대야 한다.



 공직기강 확립이 혹여 이전 정권처럼 권력누수를 막기 위한 시늉에 그쳐선 안 된다. 관료조직의 저항에 굴복해서도 안 된다. 정권을 떠나 선진국으로 가는 초석을 놓는다는 비장한 결의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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