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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래, 나의 별 ③ ‘더 뮤지컬 어워즈’ 남우신인상 정진호군

중앙일보 2011.06.15 23:25



경제학자 꿈꾸는 ‘빌리’<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주인공>의 무한도전





정진호(경기 범계중1)군은 7일 진행된 ‘제5회 더 뮤지컬 어워즈 시상식’에서 남우신인상을 수상했다. 지난 2월 막을 내린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4명의 주인공들과 함께였다. 진호군은 “큰 상을 받아 기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2년여에 걸쳐 진행된 오디션에서 400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했다.



 뮤지컬을 향한 진호군의 도전은 2008년 시작됐다. 초등학교 4학년 무렵이다. 1대 빌리를 모집한다는 ‘빌리 엘리어트 너 어디 있니?’라는 문구가 정군의 눈길을 끌었다. “흥미가 생겨 살펴보니까 트레이닝 항목에 탭댄스가 포함돼 있었어요. 탭댄스는 자신 있었기 때문에 경험 삼아 도전해보기로 마음먹었죠.” 진호군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탭댄스를 시작했다. 싱잉더레인(singing the rain)과 메리포핀스(marry poppins)처럼 탭댄스가 나오는 고전영화를 좋아하는 어머니의 권유였다. 탭댄스를 배운 뒤 진호군은 발을 가만히 두질 못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때나 심지어 앉아 있으면서도 발을 굴려 탭댄스를 췄다. 탭댄스에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탭댄스 신동으로 스타킹·여유만만과 같은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얼굴을 알리기도 했다. “탭댄스는 저를 여기까지 이끌어준 힘이에요. 덕분에 뮤지컬에도 도전할 수 있었으니까요.”



 2009년 2월부터 본격적인 뮤지컬 오디션이 시작됐다. 발레·재즈댄스·뮤지컬에서 내로라하는 800명의 아이들이 빌리가 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어머니 임수진(43·경기도 안양)씨는 “뛰어난 아이들이 너무 많아서 진호가 뽑힐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회상했다. 4월이 되자 진호군을 포함해 17명이 남았다. 그들을 위한 맞춤형 트레이닝이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고 나가기도 했다. 2010년 2월 최종적으로 5명이 뽑혔다. 하지만 오디션은 끝이 아니었다. 8월이 돼서야 최종적으로 1대 빌리 5명이 탄생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시작된 도전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였다. 그때부터 혹독한 연습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6일간 하루 5시간 이상씩 연습이 이어졌다. 발레·아크로바틱·보컬·탭댄스·필라테스·연기·힙합 등 분야도 다양했다. “지치고 힘들 때도 있었죠. 하지만 그만두고 싶었던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여러 사람과 하나의 작품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이 너무 행복했거든요. 이게 바로 뮤지컬의 매력이기도 하죠.”



 진호군은 뮤지컬·탭댄스 뿐 아니라 공부에도 재능이 있다. 공연을 할 때도 상위권을 성적을 유지했다. 얼마 전 치른 중간고사는 반에서 2등을 차지했다. 따로 학원을 다니지도 않는다. 비결은 아무리 피곤해도 수업시간에 집중하는 것이란다. “밤늦게까지 학원숙제를 하고, 학교에서는 피곤하다고 조는 친구들이 많아요. 하지만 학교 수업을 소홀히 해서는 절대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습니다.” 학업에 열중하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진호군의 꿈이 뮤지컬 배우이자 경제학자이기 때문이다.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면서 경제학자가 돼 어려운 사람을 돕는 기금이나 재단을 설립하겠다는 생각이다.



 “두 가지 꿈을 모두 이루고 싶어요. 빌리처럼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공연은 끝이 났지만, 꿈을 향한 도전은 이제 시작된 거죠. 힘든 순간이 오면 꿈을 이룬 모습을 상상하며 이겨내겠습니다. 뮤지컬을 연습할 때처럼 말이죠. 도전하고, 포기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전민희 기자 skymini1710@joongang.co.kr/사진=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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