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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대학 총장들 잇단 비운

중앙일보 2011.06.15 02:02 종합 25면 지면보기
임상규 순천대 총장이 13일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10여년 새 자살한 광주·전남 대학의 전·현 총장이 4명으로 늘었다. 이 중 3명은 검찰의 수사나 법원의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다.


10년 새 4명 스스로 목숨 끊어
‘명예·위신 추락에 큰 스트레스’

 지역 대학 총장들의 비극은 1999년 7월9일 당시 김기삼 조선대 총장이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신의 집 베란다에서 투신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조선대병원장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상태였다.



 2004년 4월1일에는 광주대의 김인곤 이사장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투신했다. 당시 그는 지인들의 잇따른 사망 등으로 인한 심리적 압박에 시달렸다. 광주대 설립자이며 총장을 지낸 그는 국회의원을 3차례 역임했다.



 2005년 11월20일에는 이수일 호남대 총장이 광주시 서구 쌍촌동 관사에서 목을 맸다. 그는 ‘안기부·국정원 도청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목숨을 끊었다. 경찰 출신인 그는 김대중 정부 시절 국정원 2차장을 지내다 대학교 총장으로 변신했다. 하지만 전임 업무와 관련해 수사를 받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13일 숨진 채 발견된 임상규 순천대 총장은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숯을 피워놓고 자살했다. 그는 부산저축은행 예금 특혜 인출과 건설현장 식당(속칭 ‘함바’) 비리 연루 의혹이 불거지면서 심리적 압박에 시달렸다. 임 총장의 동생 승규(54)씨는 “형님이 유상봉씨(함바 비리의 핵심인물)로부터 집요한 협박을 받았고 지인들에게 영향이 미칠 것을 걱정해 목숨을 끊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지방 대학의 총장은 명예나 위신이 추락하게 되면 일반인들보다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다고 주장한다. 대부분 중앙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거나 큰 성과를 남긴 인물이 선임되기 때문이다. 임 총장이나 이 총장도 각각 농림부장관과 국정원 차장 등을 역임하다 고향 대학의 총장을 맡았다. 임 총장의 경우 비리 의혹으로 검찰에 참고인 조사를 받게 되자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명예와 위신에 생채기를 남겼다고 생각한 것이다. 2005년 숨진 이 총장도 3차례나 검찰에 소환되면서도 주위에 이 같은 사실을 숨길 정도로 자존심이 강한 인물이었다.



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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