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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하나금융, 우리금융 인수 나설까

중앙일보 2011.06.15 01:36 종합 3면 지면보기








“백지상태에서 그림을 다시 그려야겠다.”



 금융당국이 우리금융 입찰에서 산은금융을 배제하기로 한 14일 한 금융지주사 고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정부의 방침 변화로 금융지주사 간 짝짓기 구도가 원점으로 되돌아갔기 때문이다.



우선 급한 건 우리금융 민영화다. 산은금융이 빠지면서 인수 희망자를 찾는 게 녹록지 않아졌다. 시장에선 대안으로 KB금융과 하나금융이 거론된다. KB금융은 지난해 대규모 명퇴 등 구조조정을 마치고 인수합병(M&A) 여력을 키우고 있다. 어윤대 회장이 공식적으로 “관심이 없다”고 했지만 산은금융 배제로 상황이 달라진 만큼 우리금융 인수를 진지하게 검토할 가능성이 커졌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이 외환은행 인수에 주력하고 있지만 인수가 불확실해질 경우 우리금융과의 합병에 다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금융위원회도 이 같은 시나리오에 기대를 걸고 있다. 금융위는 산은금융을 배제하면서도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 개정은 계속 추진키로 했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지주사를 다른 지주사가 인수할 경우 지분의 30%나 50%만 인수하면 되도록 하는 내용이다. KB금융과 하나금융으로선 거부하기 힘든 당근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도 안 되는 우리금융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 바보”라며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산은금융은 독자 생존 후 민영화하는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강만수 회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에서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고 여러 대안을 할 수 있는 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큰 과제는 수신 기반 확충이다. 단독으로도 매력적인 민영화 대상이 되려면 필수적인 요소다.



금융당국 내에선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무산될 경우 산은금융과 외환은행을 맺어주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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