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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의 ‘메가뱅크’ 무산 … ‘킹만수’ 이미지에 발목 잡혀

중앙일보 2011.06.15 01:35 종합 3면 지면보기



김석동 “산은, 우리금융 입찰 참여 안 돼”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왼쪽)과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14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김 위원장은 우리금융 민영화와 관련한 답변에서 “산은금융지주가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장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김형수 기자]





산은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를 합치는 ‘강만수식 메가뱅크’가 무산됐다. 우리금융 인수를 둘러싼 금융지주사 간 짝짓기 경쟁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게 됐다.



 김석동(58) 금융위원장은 14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산은금융이 우리금융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입장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산은금융이 여러 후보 중 하나로 입찰에 참여하는 문제에 대해 검토했지만 현 시점에선 국민적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무위에 함께 참석한 강만수(66) 산은금융지주 회장도 “우리금융 인수에 정부가 반대한다면 이를 따르겠다”며 “애초부터 우리금융 인수는 정부와 협의했던 사안이지 (산은) 단독으로 추진했던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메가뱅크 무산의 표면적 원인은 김 위원장이 언급한 대로 ‘국민적 공감대 부족’이다. 강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금융 인수를 통한 ‘챔피언뱅크’ ‘아시아 금융을 선도하는 파이어니어뱅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반대 목소리가 더 컸다. 당사자인 우리금융은 물론 학계와 언론이 ‘민영화 역주행’ ‘공적자금 돌려막기를 통한 관치금융의 완성’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놓치면 두고두고 후회할 한국 금융 발전의 절호의 찬스”라는 산은의 주장은 끝내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두 지주사의 결합을 밀어붙인 이가 강 회장이라는 점도 산은엔 부담이 됐다. 강 회장은 이명박 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 시절 ‘강고집’으로 불렸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한다며 여야 모두의 반발을 무릅쓰면서 고환율 정책을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여기서 쌓인 앙금이 될 일도 안 되게 만들었다”고 푸념했다. 지난달 17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우리금융 매각 재개를 선언하자 야당은 곧바로 이를 저지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여당 의원들도 가세했다. 이성헌 정무위 간사를 비롯한 여당 의원 대부분이 ‘메가뱅크 반대’를 외쳤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정권 초기 ‘킹만수’로 불릴 만큼 강력했던 그의 위상에 상당수 의원이 반감을 갖고 있었던 데다 메가뱅크 구상의 순수성에 대한 의구심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를 뻔히 알던 강 회장이 “나는 메가뱅크의 ‘메’자도 꺼낸 적이 없다”며 한껏 몸을 낮췄지만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강 회장은 이날 “산업은행은 100% 정부 은행이기 때문에 (사실상 주주인) 5000만 국민에게 혜택을 주는 건 결코 특혜가 아니다”며 억울함을 표시했다. 산은 관계자도 “우리금융 입찰 무산은 방법의 실패라기보다는 이미지의 실패”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반면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한시름 놓게 됐다. 이 회장은 그동안 강 회장의 서슬에 눌려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공자위의 우리금융 매각 발표 직후 “산은금융과의 합병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산은이 머리가 되고 우리금융이 손발이 되는 합병은 최악”이라고 한 차례 발언한 게 전부다. 이후 계속되는 산은의 인수 논의엔 입을 다물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산은금융이 빠지고 민간 지주사와의 합병이 이뤄지는 건 나쁘지 않다는 게 내부 분위기”라고 전했다. 어차피 우리금융이 합병 대상인 건 마찬가지지만 산은에 인수될 때보다는 ‘시장의 힘’에 의한 경쟁과 평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강만수 차관 때 김석동 과장 … 행시 15년 선후배=행시 8회 출신의 강 회장은 김 위원장(행시 23회)의 까마득한 재무부 선배다. 강 회장이 1997년 재정경제원 차관으로 취임했을 때 김 위원장은 외화자금과장이었다. 강 회장은 2005년 출간한 『현장에서 본 한국경제 30년』에서 당시 ‘헌신적’으로 일한 공무원으로 최중경(행시 22회) 현 지식경제부 장관과 함께 김 위원장을 꼽기도 했다.



글=나현철·윤창희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강만수
(姜萬洙)
[現] 산은금융그룹 회장
[現] 한국산업은행 은행장(제35대)
[前] 기획재정부 장관
194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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