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초·중·고, 내년부터 주 5일 수업제 전면 시행

중앙일보 2011.06.15 00:45 종합 22면 지면보기



학원가 ‘놀토 특수’ 기대 … 맞벌이는 아이 맡길 곳 걱정



이주호(왼쪽에서 둘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14일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2012학년도부터 초·중·고교 주5일 수업제를 시행한다고 밝히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내년부터 주 5일 수업제 전면 실시를 확정하면서 초·중·고교생들은 선진국 학생처럼 토요일을 재량껏 보낼 수 있게 됐다. 다음 달부터 5인 이상 사업장까지 주 40시간 근무제가 적용되면서 수업일수도 감소되기 때문이다. 주 5일 수업제 도입에 따라 현재 205일 안팎이던 수업일수(등교일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인 190일로 줄어든다. 방학이 단축되고 평일 수업시간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학생들이 배워야 하는 과목별 수업시간에는 변화가 없다.



 하지만 학생들의 여가를 늘리는 것은 세계적인 조류와는 반대다. 미국은 빌 클린턴 정부 이후 학습 능력 약화를 우려해 학생들의 학습량을 늘렸다. 일본도 지난 40년간 학생들에게 여가 시간을 많이 주는 ‘유도리(ゆとり)’ 교육의 폐해를 인정해 올해부터 교과서 분량과 학습 시간을 10%가량 늘렸다.



반면 국내에서는 노무현 정부 때 ‘놀토’(노는 토요일)가 처음 도입되고 초·중·고생의 수업 시간이 주당 1시간 줄어든 데 이어 현 정부 역시 고교 학습량을 줄이는 교과과정을 2009년 발표했다. 국내 초·중학교의 수업시간이 OECD 평균보다 적은데도 불구하고 학습량을 계속 줄여온 것이다. 초등 4년생과 중1의 경우(2008년) 한국의 수업시간은 영국·프랑스·호주보다 10~40%가량 적다.



 현재 둘째·넷째 주에 운영되는 놀토가 대폭 확대되는 것을 두고 학부모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토요일에도 근무해야 하는 맞벌이 부부인 김모(37)씨는 “평일에는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과 학원을 이용해 그나마 다행이지만 지금도 놀토에는 학원도 열지 않아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늘 걱정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전업주부인 박모(37)씨는 “체험학습 신청서를 학교에 내지 않고도 아이를 데리고 주말에 문화체험 행사에 가고 평일에 못한 활동을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반겼다.



 이에 대해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14일 브리핑에서 “주 5일 수업제가 정착되면 학교 교육과 다양한 체험활동이 활발히 연계되고, 일자리 창출과 관광·레저 등 관련 산업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 3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초·중·고생 자녀를 둔 학부모의 69.4%가 주 5일 근무를 하는 것으로 나왔는데, 5인 이상 사업장으로까지 확대되는 만큼 학교에서도 실시할 여건이 됐다는 것이다. 주 5일 수업을 줄기차게 요구해온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원단체들도 이런 주장을 지지한다.



 학부모단체 등에서는 사교육이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참교육학부모회의 장은숙 회장은 “중산층 이하 가정에서는 토요일에 양질의 체험활동을 시켜줄 여유가 없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학원가의 기대는 크다. 서울 대치동의 학원평가업체 관계자는 “매주 토요일에 쉬게 되면 오후 1시부터 시작되던 주말반 수업이 오전 9~10시로 당겨질 가능성이 크고, 초등 고학년 이상부터는 교과 보습학원이 수준별로 더 개설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저소득층과 맞벌이 부부 등의 우려를 감안해 철저한 대비에 나서고 있다. 우선 초등학교 1, 2학년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토요 돌봄교실을 수요가 있는 모든 초등학교와 특수학교로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1050개 학교(전체의 17.9%)에서 운영되고 있는 토요일 초등돌봄교실은 2013년까지 3000개로 늘어난다.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과 특기적성 교육, 창의적 체험활동도 강화된다. 토요 스포츠클럽과 스포츠리그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재 300명 수준인 토요 스포츠 강사를 2013년까지 5000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고영진 시·도교육감협의회 부회장은 “토요일에 등교하는 학생 수에 비례해 교사 근무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탁·박수련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