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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리끼리 모아 재밌게, US오픈의 묘미

중앙일보 2011.06.15 00:16 종합 28면 지면보기



메릴랜드 콩그레셔널서 내일 개막







‘가장 치열한 전투’로 불리는 US오픈 골프 대회가 16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콩그레셔널 골프장(파71·7574야드)에서 개막한다.



 US오픈은 골프 대회 중 가장 어렵다. 코스의 길이는 어떤 대회보다 긴데 페어웨이는 좁고 그린은 딱딱하다. US오픈의 러프는 다른 대회와 확실히 구별될 정도로 길기 때문에 ‘US오픈 러프’라는 말이 따로 있을 정도다. 대회를 여는 미국골프협회(USGA)는 변별력에 대한 집착이 심하고 파(Par)의 가치가 유지되기를 바란다. 언더파 우승이 나오는 것은 골프에 대한 모독이라고 여긴다. 골프는 코스와 선수의 대결인데 장비의 발전으로 인해 코스가 유린되는 것은 좋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너무 어려워 공정하지 않다는 선수들의 불만에 대해 USGA는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는 어려우면서 공정한 대회로 남을 것”이라고 일축한다.



 대회가 더운 여름에 열리기 때문에 선수들은 힘든 경기를 한다. 기온이 40도를 오르내린 2004년 대회에서 우승한 레티프 구센(남아공)은 “번개에 맞고도 살아난 선수라 짜증이 나고 그린이 바짝 말라 울화까지 치미는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었다”는 농담을 들었다. 그는 15세이던 1984년 골프를 치다가 번개를 맞았으나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올해 대회 장소인 콩그레셔널에서 열린 64년 대회도 매우 더운 날씨 속에 열렸다. 무더위에 켄 벤추리(미국)는 탈진했고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으니 경기를 포기하라”는 의사의 권유를 받기도 했다. 벤추리는 각소금을 입에 넣으며 끝까지 경기해 우승했다.



 대회는 OPEN(열린)이라는 대회명에 걸맞게 문호를 활짝 열어놓는다. 숨어 있던 강호의 고수가 모두 참가한다. 검증된 선수들만이 출전해 페스티벌의 분위기가 나는 마스터스와 달리 ‘계급장 떼고’ 하는 경기다.













 올해 대회는 흥행 보증수표 타이거 우즈(미국)가 무릎 부상으로 참가하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조직위는 흥행을 위해 조편성에 신경을 썼다. 세계랭킹 1~3위인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마르틴 카이머(독일)를 한 조에 묶었다. 최고 선수들이 한데 모이면 신경전 때문에 한두 선수가 무너져 컷 통과를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데 USGA는 밀고 나갔다.



 US오픈에서는 비공식이지만 전통적으로 ‘메이저 우승이 없는 최고 선수(BPNTHWAM:Best Player Never To Have Won A Major)’조를 만든다. 올해는 세계랭킹 16위의 최경주(SK텔레콤)가 매트 쿠차(6위)·폴 케이시(10위)와 함께 이 조에 들어갔다. 조직위가 흥행조를 여러 개 만드는 바람에 리 웨스트우드 등이 빠져 BPNTHWAM 조의 순도가 약간 떨어지긴 하지만 주목받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최경주는 그동안 US오픈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2007년 이 골프장에서 열린 AT&T 내셔널에서 우승했기 때문에 자신감이 충만하다고 한다.



 양용은(KB국민은행)은 이시카와 료(일본)·앤서니 김과 함께 아시아 최고 선수 조에 들어갔다. 조직위는 스페인 선수(미겔 앙헬 히메네스·세르히오 가르시아·알바로 키로스)를 한 조로 묶었고, 스웨덴 선수(요한 에드포르스·헨리크 스텐손·프레드릭 야콥슨)와 이탈리아 선수(몰리나리 형제·마테오 마나세로)도 한 조에 배치했다. 멋쟁이 이언 폴터(잉글랜드)·리키 파울러(미국)·헌터 메이헌(미국)이 한 조에서 패션 경쟁을 하고 장타와 인기를 겸비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필 미켈슨(미국)·더스틴 존슨(미국)도 한 울타리에 넣었다.



 김경태(신한금융그룹)·배상문(우리투자증권)·김대현(하이트) 등 한국 또는 한국계 선수 11명이 나간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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