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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부터 소프트뱅크 직원 1만2000명 … 몸은 일본에, 일은 목동에서 한다

중앙일보 2011.06.15 00:14 경제 2면 지면보기
지난달 30일 이석채 회장과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계약을 했다. KT가 일본 기업들의 데이터 관리를 대행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가 해외에 진출한 첫 번째 사례다.


제3의 IT 혁명, 클라우드 (中) 출발선에 선 한국의 잠재력은
KT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개척기

최근 KT는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내놓으며 업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KT의 클라우드 전략이 시작된 건 2009년부터다. 서정식 클라우드 추진본부장(당시 KT 전략담당 상무)은 그해 말 “판을 바꿀 수 있는 비즈니스를 찾아라”는 이석채 회장의 지시에 따라 미국 실리콘밸리행 비행기를 탔다. 김일영 부사장은 그에게 “앞으로 데이터 사용량이 폭증하는 시대가 올 텐데 이를 대비해 데이터 전송·보관·관리를 위한 해법을 찾아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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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본부장이 찾아간 당시 실리콘밸리엔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클라우드 서비스가 신성장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었다.



그는 이듬해까지 실리콘밸리를 누비며 정보기술(IT) 전문가 100여 명을 만났다. 3월엔 이 회장이 직접 실리콘밸리로 날아가 유명 벤처투자자 등 미국의 내로라하는 IT 전문가 10여 명과 릴레이 인터뷰를 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이 회장은 즉시 클라우드 전담 부서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클라우드 추진팀’ 구성에 관한 보고서를 받은 이 회장은 “본부로 격상하고 회장 직속으로 하라”고 말했다. 한 달 후인 4월 ‘클라우드 추진본부’가 꾸려졌고, 전체 계열사에서 추린 전문가 60명이 이곳에 배속됐다.



 KT의 클라우드 사업은 급물살을 탔다. KT의 전체 1만4000대 재래식 서버 중 9000대를 3년 안에 클라우드 서버로 교체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추진해 나갔다. 그해 5월엔 일반인 대상 클라우드 서비스 ‘유클라우드’를 시작했다. 또 천안 위성센터를 개조해 첨단 클라우드 센터를 건립했다. 사내 시스템도 클라우드 환경으로 바꿨다. 이어 올 1월엔 전체 임직원 3만여 명에게 아이패드를 나눠줬다.



 이를 통해 회의 방식과 보고 문화가 크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전에는 회의 시작 30분 전부터 누군가가 빔 프로젝트, 회의 자료 출력 등 준비작업을 해야 했다. 하지만 요즘엔 참석자들에게 회의자료를 e-메일로 보내는 것으로 모든 준비가 끝난다. 참석자들은 들고 온 아이패드에 전송된 자료를 보면서 회의를 하고, 중요 사항은 아이패드에 메모한다. 아이패드 보급 이후 한 달 만에 종이 사용량은 1인당 월평균 231장에서 174장으로 줄었다. 외근이 잦은 부서장들이나 영업·기술직원들은 업무 처리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었다.



 올 3월부터는 천안 클라우드 센터에서 중소기업들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클라우드 CS’를 시작했다. 서비스 시작 3개월 만에 KT의 클라우드 센터를 활용하는 기업들의 수는 500여 개로 늘었다. 서버 집적도가 기존의 50배 이상이고 전력 효율도 2배 이상 높아 IT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재래식 서버 1대를 월 30만원 정도에 임대하던 고객은 유클라우드CS를 사용함으로써 임대 비용을 월 12만원 정도로 60% 이상 낮출 수 있었다.



 소프트뱅크와 맺은 협약에 따라 다음 달부터는 일본에 있는 소프트뱅크 직원 1만2000명이 KT의 목동 클라우드 센터를 통해 일을 하게 된다. 서울 목동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소프트뱅크 직원들이 작업한 내용을 저장하고 관리할 예정이다. 내년 2월부터는 소프트뱅크의 고객사들이 경남 김해에 신축되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이용할 예정이다. 서정식 본부장은 “1년반 전 KT는 데이터 사용량이 갈수록 늘어남에 따라 이를 가장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며 “당시의 전망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이나리(샌프란시스코·시애틀·뉴욕)·박혜민(도쿄)·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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