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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총장, 고속도 휴게소서 생일, 남미 출장 길 … 커피·쿠키로 생일상

중앙일보 2011.06.15 00:11 종합 31면 지면보기



칠레 화산재로 비행기 못 떠 700㎞ 버스 이동 중



아르헨티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커피와 쿠키로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오른쪽 둘째). 망토를 두른 사람은 부인 유순택 여사. [사진=유엔 사무처]





남미를 순방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3일(현지시간) 67회 생일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맞았다. 그를 수행한 유엔 남미 출신 직원들은 이날 새벽 휴게소에서 커피와 쿠키로 아침식사를 하면서 반 총장의 생일을 알고 깜짝 놀랐다.



 반 총장이 휴게소에서 생일을 맞은 건 칠레 화산 폭발 때문이다.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을 만난 반 총장은 12일 오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그러나 칠레 푸예우에 화산 폭발로 생긴 화산재 때문에 부에노스아이레스 공항이 폐쇄됐다.



반 총장을 태운 비행기는 기수를 돌려 인근 지방도시 코르도바에 착륙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700㎞ 떨어진 곳이었다.



 비행기에서 내린 시간은 이튿날 새벽 1시30분. 반 총장은 비행편을 이용할 수 없게 되자 육로로 이동하기로 했다. 이날 오후 아르헨티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면담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지 정부는 급하게 관광버스를 내줬다. 반 총장은 수행한 칠레·우루과이·멕시코·아르헨티나 출신 유엔 직원과 버스에 올랐다. 반 총장 일행은 한참을 달려 새벽 5시 무렵 잠시 휴식을 위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모두 내렸다.



 그제서야 부인 유순택 여사는 반 총장의 생일을 축하했다. 반 총장을 수행한 유엔 직원은 “생일날까지 출장을 다니면서도 이를 내색하지 않은 반 총장에게 유엔 직원들이 감격했다”고 전했다. 이날 10시간의 버스 여행 끝에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한 반 총장은 옷만 갈아입고 바로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면담 일정을 소화했다.



 반 총장을 반갑게 맞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반 총장의 사무총장 연임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르헨티나에 이어 브라질과 우루과이를 방문한 뒤 뉴욕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번주 중 그를 사무총장 최종 후보로 총회에 추천할 것으로 보인다. 총회는 이르면 21일 그의 인준을 통과시킬 전망이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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