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재일기] 도요다 아키오 사장의 한국 방문

중앙일보 2011.06.15 00:00 경제 8면 지면보기






김태진
경제부문 기자




지난주 수입차 업계는 일본 도요타자동차(이하 도요타)의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55) 사장의 전격 방문이 화제였다. 아키오는 주말을 활용해 1박2일간의 일정으로 4일 한국을 찾아와 딜러와 직원들을 격려했다. 역대 최악의 판매 부진으로 딜러들이 동요한다는 도요타코리아 나카바야시 히데오 사장의 요청에 따라서다. 연 매출 400조원의 도요타그룹을 이끄는 아키오는 도요타를 창업한 도요다 기이치로(喜日郞)의 장손자다. 수행한 이는 비서와 홍보담당, 아시아 판매부장 등 단 세 사람뿐이었다.



 딜러들이 아키오 사장에게 ‘신차의 상품성 부족과 독일 차의 가격공세’를 지적하자 그는 “그동안 한국 시장에 대해 자만했다.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이어 “도요타는 딜러와 동반성장한다. 30년 미래를 보고 사업하자”며 “딜러와의 신뢰 관계는 도요타의 역사이자 뿌리”라며 창업 정신을 강조했다.



 1927년 도요다방적기의 자동차사업부(당시 벤처기업)로 시작한 도요타는 1940년대까지 적자가 이어져 언제 망할지 몰랐다. 당시 기이치로 사장은 “회사가 망하더라도 딜러와 부품업체까지 함께 망해서는 안 된다. 3개월 어음 결제 대금은 꼭 준비해 놔야 한다”며 경리부의 다짐을 받곤 했다. 처음부터 딜러·부품업체와 신뢰를 키워갔다. 49년 노사분규 및 판매악화로 도요타가 파산했을 때 도요다 일가는 주식을 금융권에 내놓고 돈을 빌려야 했다. 이때 딜러들이 나서 도왔다. 이후 도요타는 ‘판매의 신’ 가미야 쇼타로가 사장을 맡고 한국전쟁 특수까지 겹치면서 60년간 흑자 행진을 시작했다. 물론 당시 도요타 딜러들이 지금껏 일본 지역 판매를 장악하고 있다.



 2009년 도요타의 국내 딜러 모집은 재계의 화제였다. 대기업들이 앞다퉈 신청했다. 결과는 LS·효성·신라교역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선정됐고 모두 1000억원 넘게 투자해 전시장을 냈다. 하지만 올해는 판매 부진으로 적자를 면치 못할 지경이다.



 그동안 수입차 업체는 판매가 좋을 때 본사 경영진이 방한하는 게 관례였다. 하지만 이번에 아키오 사장은 판매가 부진할 때 날아왔다. 어려울 때 최고경영자가 현장을 찾아 딜러와 신뢰를 다진 도요타가 한국 시장에서 어떤 성적을 낼지 주목된다.



김태진 경제부문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