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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친 병 고치려 한달간 900리길 걸어 간 곳…도시는 시골소년의 효심을 버리지 않았다

중앙일보 2011.06.13 10:42






[사진출처=광저우일보]



중국의 한 시골 소년이 어머니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한 달동안 340km를 걸어 도시로 나간 뒤 이곳에서 구두닦이로 돈을 버는 사실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최근 광저우일보가 이 소년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중국 각지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뤄웨이커(13)는 올해 4월 자신이 살던 허위안시를 떠났다. 국도를 따라 걷고 또 걸었다. 호주머니는 텅 빈 상태였다. 그의 어깨에는 자그마한 나무통이 메어져 있었다. 나무통 안에는 쓰다만 구두약과 헤진 구두솔이 있었다. 배가 고프면 구걸을 했고, 숲이나 길거리에서 잠을 청했다. 그렇게 한 달을 걸어 집에서 340km 떨어진 광저우시에 도착했다. 한 병원 옆에서 그는 한 켤레당 2위안(340원)을 받으며 구두닦이 생활을 시작했다. 구두닦이 함 옆에는 자신의 사연을 적은 편지를 적어 걸어놨다.



세상물정도 모르는 소년이 900리 길을 걸어 혈육도 없는 대도시에서 돈을 버는 이유는 어머니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2009년 뤄웨이커의 아버지는 급성 뇌출혈로 숨졌다. 그의 어머니 뤄루자오(51)씨가 품팔이를 해서 남매를 키우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갔다.



그러다 올해 2월 뤄씨는 악성 뇌종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즉시 수술을 권고했다. 그러나 수술·치료비가 20만위안(3400만원)에 달했다. 뤄씨는 수술을 거부했고 생계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고자 아들 뤄웨이커를 여동생 집에 맡겼다.



2개월 뒤 뤄웨이커는 우연히 엄마와 이모의 전화 통화를 엿듣게 됐다. 자신이 왜 이곳에 오게 됐는지, 엄마의 병세가 어떤지 알게 됐다. 뤄웨이커는 그 길로 폐목재를 구해 구두닦이함을 만들었다. 광저우 도심에서 구두닦이를 하면 엄마의 수술비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엄마와 이모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집을 나섰다. 걱정할까 염려해서다.



그의 구두닦이함 옆에 놓인 사연을 읽은 행인들은 그의 ‘효심’에 감복해 수십~수백 위안을 건넸다. 덕분에 구두닦이를 시작한 지 5일 만에 800위안(13만4000원)을 모았다. 이런 사실은 인터넷과 지역 언론을 통해 알려졌고 단체의 도움의 손길로 이어졌다.



뤄씨는 실종된 줄만 알았던 아들이 자신을 위해 구두닦이를 한 사실을 알고 눈물을 흘렸다. 현재 뤄씨는 아들과 지인들의 도움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뤄웨이커는 “어머니를 치료하기 위해 구두를 닦았을 뿐인데 이렇게 많은 도움이 올 줄 몰랐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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