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방에 길이 있다] 맥진기, 기계가 손목의 맥 잡아 병 진단한다

중앙일보 2011.06.13 05:51 건강한 당신 10면 지면보기








‘보고(望診)·묻고(問診)·들어보며(聞診)·진맥(切診)한다’. 한방에서 환자를 진찰하면서 병을 추론하는 네 가지 진단법이다. 이 중 진맥은 진찰의 핵심이다.



 진맥 부위는 손목이 꺾이는 요골동맥이다. 이곳을 지나가는 혈액의 흐름과 혈관의 박동 형태를 보는 것이다. 촌맥(寸脈)·관맥(關脈)·척맥(尺脈)에 세 손가락을 얹어 맥상(脈象)을 느낌으로 알았다.



  하지만 요즘 진맥하는 한의사를 찾기가 쉽지 않다. 손끝으로 전해오는 미세한 맥상을 읽기도 어려울뿐더러 오랜 임상 경험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의 어려움도 전통 진단법의 장애물이다. 손의 감각에 의존하다 보니 표준화·객관화가 어렵다는 것이다.



 과학이 전통의학의 진맥을 대신할 수 있을까. 최근 한의사 황재옥 원장(소리청한의원 네트워크 회장)이 기계로 맥상을 측정하는 맥진기(사진)를 소개했다. 자동혈압계로 혈압을 재듯 손목의 요골동맥에 있는 촌·관·척맥의 박동과 혈류를 재서 그래프로 표현한다. 27 맥에 단절·느림·빠름 등 6가지 경우의 수를 넣어 155가지의 맥을 읽는다. 장점은 진단의 객관성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데이터가 쌓이면 치료 효과를 분석하는 등 연구에 기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진단의 정확성을 어떻게 검증하느냐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황 원장은 “그동안 쌓아온 임상 자료를 바탕으로 파형을 분석해 질병을 진단하는 조견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황 원장은 “질병을 해석하는 절대지표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새로운 질병이나 미세한 병변도 찾아내는 수정·보완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맥진기가 국내에 소개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황 원장은 “과거 종이로 출력했던 진단 결과를 모니터에서 구현했다”며 “앞으로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받아볼 수 있도록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고종관 기자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