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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한 번 안 다니고 미 워싱턴대 가는 산골소녀

중앙일보 2011.06.13 00:19 종합 32면 지면보기



전북 완주 게임고 정다흰양
“좋아하는 분야라 공부 몰입
잡스 같은 CEO 되고 싶어”



산골학교 출신으로 명문대학인 미국 시애틀 워싱턴대에 진학하는 정다흰양이 게임 프로그램 짜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시골 학교를 선택해 좋아하는 과목에 푹 빠져 공부한 게 미국 명문대 합격의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9월 미국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대학(University of Washington) 전산학과에 입학하는 정다흰(19)양. 어학코스를 위해 13일 출국하는 정양은 “서울서 학교를 다녔더라면 학교·학원만 맴돌았을 것”이라며 “처음엔 농촌고교 진학을 망설였지만 꿈을 쫓아 간 게 좋은 결실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워싱턴대학은 세계 55위권의 대학이다(서울대는 50위).



 정양은 지난 2월 IT특성화 학교인 한국게임고를 졸업했다. 게임고는 전주에서 1시간 걸리는 전북 완주군 운주면의 산골동네에 있다. 서울 면목동에서 초·중학교를 다녔지만 게임고 교장인 아버지(정광호)를 따라 이 학교에 진학했다.



 정양은 최근 삼성 바다폰을 통해 서비스를 시작한 ‘전주비빔밥’이라는 스마트폰 게임의 개발자이다. 콩나물·당근·호박 등 채소와 나물을 썰고 다듬은 뒤 밥·고추장을 얹어 비비는 과정을 제한된 시간에 수행하는 게임이다. 음식 만들기 체험을 하면서 비빔밥의 역사·종류 등을 자연스럽게 홍보할 수 있도록 꾸몄다.



 지난해에는 친구들과 함께 ‘네일팝’ 게임을 만들어 상명대의 게임공모전에서 금상(기획)을 받기도 했다. 창업을 희망하는 여성들이 손톱을 꾸미는 네일아트를 배우면서 인테리어·물품 관리 등 경영도 함께 익힐 수 있다. 게임프로그래밍전문가·정보처리기능사 등 자격증을 따고, 정보올림피아드대회에서 동상·장려상도 받았다.



 정양 주변엔 학원 하나 없지만 게임고에는 자신보다 실력이 뛰어난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게임 개발자·프로그래머 등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전국에서 찾아온다.



학생들은 오후 4~5시까지는 국·영·수 등 일반과목을 배우고, 이후에는 게임 제작·기획·그래픽·음악 등을 공부한다. 이들은 졸업 때까지 평균 3~5개 게임을 만든다. 대부분 수시전형으로 IT관련 학과에 들어가며, 해외대학에도 매년 3~5명씩 진학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 받는다.



 정양은 “더 넓은 세상에 나가 실력과 경험을 쌓아 스티브 잡스처럼 창의적 CEO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전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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