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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넓게 보는 법

중앙선데이 2011.06.11 14:14 222호 10면 지면보기
스스로 부끄러운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은 옳음을 찾은 겁니다. 스스로 옳고 그름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은 세상을 안 겁니다. 막힘 없이 살아가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 사람 사는 구석에서 누구든 그의 말과 행동이 온전히 다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없습니다. 그저 부질없는 것에 매달려 헤매지만 않아도,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사람을 원망하지 않는 삶을 꾸려갈 수 있습니다.

PHOTO ESSAY 이창수의 지리산에 사는 즐거움

늘 땅과 함께하는 농부들은 땅이 원하는 대로 거기 맞추어 살아갑니다. 부지런히 몸은 움직이되 결코 힘들다고 탓하지 않고, 자신의 노동을 세상에 떠들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농부의 모든 것은 땅이 알아서 드러내 줍니다. 내가 나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내가 쏟아낸 과정이 말을 할 따름입니다.

거센 바람 부는 보리밭 한가운데 빠져 이리저리 헤매다 어느덧 강둑에 올라보니 엄한 곳에서 헤매었던 것을 알았습니다. 비록 부분과 전체는 뗄 수 없지만, 부분을 벗어나 전체를 보니 너른 세상이 읽혀집니다. 그 속에 빠져 있으면 모릅니다. 그곳에서 나와야만 알 수 있습니다. 옳고 그름에서조차 훌쩍 떠나 길을 걷고 싶습니다.



이창수씨는 16년간 ‘샘이깊은물’ ‘월간중앙’등에서 사진기자로 일했다. 2000년부터 경남 하동군 악양골에서 ‘중정다원’을 운영하며 녹차와 매실과 감 농사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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