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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감사원 등록금 감사, 올바른 해법이다

중앙일보 2011.06.11 00:07 종합 30면 지면보기
감사원이 대학 등록금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에 나서기로 했다니 반갑다. 감사원은 1963년 출범 이래 최대 감사를 벌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원(院) 전체 차원에서 대규모 인력을 투입할 예정이다. 당연한 결정이다. 사실 등록금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감사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혈세(血稅) 낭비를 막고, 잘못된 국가 정책을 바로잡는 것이 감사원 본연의 역할이다. 감사는 등록금 문제를 풀어가는 올바른 수순이자 해법이다.



 대학 등록금 문제는 궁극적으로 세금 문제다. 현재도 정부에서 대학재정을 지원하고 있으며, 등록금을 낮추려면 그 지원이 늘어나지 않을 수 없다. 국가경쟁력을 위한 고등교육은 국가의 책무다. 그렇다고 무작정 예산을 쏟아부어선 안 된다. 대학이 지금처럼 문제가 많은 상황에서 국민의 혈세를 투입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결과적으로 국민의 호주머니를 털어 부도덕한 일부 사립대 재단의 배를 불려주는 부작용을 낳을 뿐이다.



 그래서 정부의 재정지원에 앞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대학의 자구 노력이다. 아직 자구 노력을 보이는 대학은 거의 없다. 오히려 대학들은 ‘정부의 재정지원이 너무 적다’는 푸념을 늘어놓으면서 ‘선(先) 재정지원, 후(後) 등록금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세금 받아 등록금 대신 쓰겠다는 무책임한 발상이다.



 대학의 자구 노력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감사원이 필요하다. 과연 대학 등록금이 왜 비싼지, 대학들이 어떻게 돈을 사용하고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대학의 문제점을 파헤치고, 책임자를 찾아내고,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문을 닫는 대학이 나올 수도 있다. 대학을 단순한 돈벌이로 생각하는 사학재단은 물론 학생 등에 올라타 안주해온 일부 교수와 교직원 등 그 구성원들이 대오각성(大悟覺醒)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정부 지원은 그 다음이다. 그래야 혈세의 낭비를 막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 중요한 것은 감사를 통해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는 일이다. 등록금 폭등의 원인(遠因)은 ‘대학 자율화’ 정책이다. 1988년 집권한 노태우 대통령은 신군부의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한 정책의 하나로 대학에 자율권을 주었다. 대학은 마음대로 등록금을 올렸다. 23년간 쌓인 결과가 오늘의 시위 사태다. 지금 누가, 대학이 등록금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양식이 있는 조직이라 믿겠는가.



 자율화 정책은 적어도 등록금과 관련된 부분에서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 등록금 인상을 대학에 전적으로 맡겨놓을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한 셈이다. 대학 교육의 자율성은 인정하되 지나친 등록금 인상과 방만한 재정운용은 이참에 바로잡아야 한다. 감사 결과는 정책 개선의 자료로 활용되어야 한다.



 이번 감사는 감사원의 존재가치를 보여줄 기회다. 실추된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 광화문 광장의 시위대만 아니라 전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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