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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대 교수 연봉 1억 넘어 … 차관급 충북지사보다 많다

중앙일보 2011.06.07 03:01 종합 4면 지면보기



1000만원 대학 등록금 비밀 ① 적립금으로 슬쩍 옮겨간 등록금
등록금 올리는 고연봉 구조



본지 2011년 5월 25일자 1면.



전국 주요 100개 사립대는 지난해 등록금으로 학교당 평균 1201억원을 거뒀다. 여기다 평균 39억여원의 기부금을 받아 학교를 운영했다. 지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교수들의 봉급이다. 대략 300억원을 지급한다. 교직원 봉급까지 포함하면 400억여원쯤 된다. 학생 장학금과 연구시설 투자비는 모두 200억원가량 차지한다. 본지가 6일 사립대 결산서를 분석한 결과다. 가장 큰 지출 항목은 교수들의 봉급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학부모들의 허리를 휘게 하는 고액 등록금은 어디에서 문제가 빚어진 것일까. 대학의 결산 내역을 잘 아는 세무사들은 “등록금은 애초부터 잘못 설계된 명세서와 같다”고 말했다. 교수와 교직원들의 고연봉 구조는 물론이고 등록금의 설계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충남 논산 건양대는 2010년 예산안을 짜면서 등록금 회계에서 남은 돈 60여억원을 기금으로 돌린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결산서엔 내용이 달라져 있었다. 그 액수가 배로 불어난 134억원이 돼 있는 것이다. 이 대학 관계자는 “예산편성 때 원가계산이 잘 안 돼 차이가 나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대학들이 일단 돈을 쓰고 난 뒤 남는 돈을 적립금으로 돌리는 구조로 대학 재정을 운영한 결과다. 수년간 사립대 회계감사를 실시했던 A법인 회계사는 “적립금은 지출 항목인데도 수입인 등록금의 일부를 받아들여 지출로 잡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교수들의 고연봉과 주먹구구식 재정 구조는 사립대 상당수에서 발견됐다. 청주대는 정교수의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는다. 차관급으로 볼 수 있는 충북지사 연봉(9000여만원)보다도 많다. 그런데 이 대학은 등록금 회계 수입 중 262억8229만여원을 적립금으로 넘겼다. 등록금으로 받은 돈으로 교수 등의 연봉을 지급한 뒤 그러고도 돈을 남겨 적립금으로 쌓아둔 것이다.



 만일 이 돈이 등록금 회계에서 적립금으로 넘어가지 않았다면 학생들의 등록금을 낮추는 데 쓸 수 있다. 1년 등록금(819만8800원, 2011년 기준) 가운데 116만여원을 내릴 수 있는 것이다. 을지대가 등록금 중 183억원을 적립하지 않았다면 등록금 인하액은 학생 한 명당 231만원이다.



 2010년 등록금 회계에서 남은 돈을 가장 많이 적립한 대학은 홍익대(544억여원)다. 당초 예산보다 92억원을 늘려 기금으로 넘긴 것이다. 목적이 뚜렷하지 않은 임의기금(758억여원) 중 기부금 등에서 넘어온 돈을 제외하면 등록금 회계에서 넘어온 돈의 26%가량이 임의기금으로 적립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백석대나 부산외대 등은 법인 전입금 수입은 적은데 등록금을 남겨 적립금으로 넘기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석대가 적립금으로 넘긴 91억여원의 대부분이 사용목적이 명확하지 않은 임의 적립금(99억여원)으로 적립됐다.



 이에 비해 등록금을 남기고 적립한 돈을 다시 학생들을 위해 쓰기로 한 대학도 있다. 수원대가 322억원을 등록금 회계에서 기금으로 편입시키면서 58억여원은 건축기금으로, 263억여원은 장학기금 적립으로 모아놓은 게 그 사례다. 이인수 수원대 총장이 “250억원을 장학기금으로 풀겠다”고 약속한 것은 이렇게 구분한 장학기금을 실제로 사용하겠다는 의미다. 약속을 이행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동서대·상지대·신라대·한국기술교육대 등은 등록금 회계와 기금 회계 구분을 명확하게 지키고 있다. 등록금 회계에서 기금 회계로 돌리는 돈이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별취재팀=강홍준(팀장)·김성탁·박수련·윤석만·강신후·김민상 기자



◆등록금·기금 회계 분리=올해부터 대학 재정 운용의 합리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교비회계가 등록금 회계와 기금 회계로 분리됐다. 대학들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적립금을 어떻게 조성하는지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회계가 분리되면 대학이 적립금을 연구나 장학기금으로 쓰도록 유도할 수 있어 등록금 부담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감가상각비를 부풀리는 등의 방법으로 여전히 적립금을 불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는 허점도 있어 적절한 보완장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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