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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외국인 직접투자 줄어드는 까닭

중앙일보 2011.06.07 00:19 경제 8면 지면보기






김완순
고려대 명예교수·경기도
외국인투자유치자문단 위원장




공권력 투입을 통해 강제 진압된 유성기업 파업 사태에 이어 하루짜리 파업 투쟁을 선택한 SC제일은행 사태까지, 한국의 외국인 투자 유치에 있어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던 강성 노조가 다시 한번 사회경제적 이슈로 불거지고 있다.



 강성 노조가 한국 경제 성장을 저해하고 외국인 투자 유치를 막는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된 것은 더 이상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기업의 고유 경영 권한을 침해하는 무리한 요구와 도를 넘는 수준의 과격한 노동활동은 계속되고 있다. 더욱이 기업 현장에서는 복수노조 허용으로 인해 민주노총·한국노총 등 다수 노조를 상대해야 하는 이중, 삼중의 어려움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와 같이 경직된 노조 문화 때문에 한국 노동시장은 억지와 투쟁이 난무한 곳으로 자주 비춰져 왔고, 외국 투자자들의 불신과 우려를 심각하게 초래해 한국에 투자하고 있는 기업들조차 떠나게 만들었다.



 한국의 노사관계를 유심히 지켜보는 것은 단지 우리 국민, 노조, 경영진, 주주, 고객뿐만이 아니다. 한국에서 사업하고 있는 외국 기업과 앞으로 한국에 투자하려는 전 세계 기업들도 주시하고 있다.



 사실 유럽 재정위기, 중동 사태, 동일본 대지진, 중국의 긴축재정, 북한 리스크 등과 같은 부정적인 외부 요인에도 불구하고, 한국 시장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 변화가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 이는 한국 경제 회복이 매우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성 노조 문화가 다시 한번 우리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우려된다.



 한국의 외국인 투자 유치 실적은 중국은 물론 아세안에 비해서도 매우 저조한 편이다. 최근 한국에 실제로 들어온 외국인 직접투자 규모를 보더라도 2008년 83억8000만 달러, 2009년 67억3000만 달러, 2010년 54억1000만 달러로 매년 줄어들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결국 한국은 우수한 인력과 기술 인프라 등 탁월한 제반 여건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는 시장이 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경쟁 시대에서 외자 유치는 일자리 창출과 국민 경제에 일조한다. 하지만 외국 기업의 노사관계가 파행으로 치달으면 투자처로서의 가치는 하락하게 될 것이다.



 정부는 한국을 투자하기 좋은 나라, 사업하기 좋은 나라라고 열심히 홍보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기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변화를 추진하는 사측의 시도는 투쟁과 파업 카드를 꺼내든 노조의 반대 장벽에 부닥치기 일쑤였다. 이러한 노조의 강경 투쟁은 결과적으로 여러 외투 기업들이 한국에서 철수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강경 노조들은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판매조직만 남겨놓고 소리소문 없이 한국을 떠난 것이 중국 등의 임금 경쟁력에 밀려서 철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싶겠지만 실제로는 전투적인 한국의 노동문화에 손들고 나간 곳이 비일비재하다.



 기업이 있어야 노조가 있는 것이며, 기업이 잘 되어야 노조도 잘 되는 것이다. 말로만 외치는 노사 화합으로는 안 된다. 다 함께 죽자는 식의 과거 투쟁 방식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무질서와 폭력으로 점철된 우리 노동문화가 성숙하고 선진화돼야 할 때다.



김완순 고려대 명예교수·경기도 외국인투자유치자문단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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