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업탐방보고서 지난해 154건, 세미나 참석 월 50회 … 그의 비결은 ‘현장’

중앙일보 2011.06.07 00:13 경제 16면 지면보기



중앙일보 THOMSON REUTERS 애널리스트 어워즈
유일한 ‘3관왕’ 신지윤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중앙일보·톰슨로이터 애널리스트 어워즈에서 ‘3관왕’을 차지한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이 서울 여의도 KTB투자증권 본사 ‘모닝 미팅’에서 자신이 발표할 보고서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모닝 미팅’은 리서치센터 모든 직원이 참여한다. [안성식 기자]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힘든 자리다. 하루 12시간도 모자라 16시간씩 일하기를 밥 먹듯 한다. 점쟁이도 아닌데 끊임없이 주가를 예측해야 하고,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큰 ‘숨은 진주’(종목)도 쉴 새 없이 찾아내야 한다. 물론 나름의 분석과 근거를 갖고 투자자를 설득해야 하지만….



그런데도 증권사가 애널리스트를 뽑을 땐 지원자가 구름 떼처럼 몰려든다. 경쟁률이 수백 대 일에 달한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열심히 해 인정받으면 30대에도 억대 연봉을 받을 수 있다는 점과 상대적으로 남녀 차별이 적다는 게 많은 젊은이가 애널리스트를 꿈꾸는 이유로 꼽힌다.



신지윤(40)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는 ‘IMF 세대’(대학 졸업 전후로 외환위기를 겪은 1990년대 학번)다. 98년 대학(연세대 경제학) 졸업 후 외환위기가 오자 그는 취직 대신 대학원(국제학) 진학을 택했다. 일자리가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외환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된 2000년, 그는 29세의 늦은 나이에 증권사(동양종합금융증권) 문을 두드렸다. 이때부터 그는 유틸리티·운송 업종 한 우물만 팠다.



그는 경력이 11년 남짓에 불과하지만 중앙일보·톰슨로이터 애널리스트 어워즈에서 유틸리티·운송 분야 ‘투자 추천’과 ‘실적 추정’ 모두 1위를 거머쥐었다. 전체 ‘실적 추정’ 개인상도 3위에 올랐다. 이번 어워즈에서 3개 부문에서 상을 받은 사람은 그가 유일하다. ‘IMF 세대’로 늦게 직장 생활을 한 그가 어떻게 한국 최고 애널리스트 반열에 오른 것일까. 그의 하루를 들여다봤다.



글=김창규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05:30 탁상시계가 울리자 잠자리에서 일어난다. 현관에 온 신문을 들여다보며 TV 증권방송을 켠다. 밤새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뉴스를 보면서 오늘 쓸 보고서 방향을 가늠한다. 6시40분쯤 집을 나선다. 집(서울 산천동)에서 회사(서울 여의도)까지는 10~20분 걸린다.



07:00 30분 먼저 출근한 RA(Research Assistant·보조연구원)가 정리해 놓은 뉴스, 해외 시장 동향 등을 확인한다. RA와 시장 상황에 대해 토론을 한다. RA는 입사 2~3년차 새내기 직원을 뜻한다. 보통 연봉이 3000만~400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자신의 글을 쓸 정도의 애널리스트가 되면 연봉이 6000만원 이상으로 뛴다. 애널리스트는 능력에 따라 연봉이 최대 10배까지 차이가 난다.



07:40 리서치센터 모든 직원(40여 명)과 법인영업부 직원 7명이 참여하는 ‘모닝 미팅’이 열린다. 이 자리에서는 그날 보고서를 만든 애널 5~6명이 각각 5분가량 발표한다. 그런 다음 참석자 사이에 난상토론이 벌어진다. “이 주식을 사라는 논리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밖에서 당신(애널리스트)과 다른 분석이 많은데 이에 대한 생각은 무엇인가” 등 질문이 꼬리를 문다. 법인영업부 직원은 애널리스트의 분석을 토대로 법인 고객에게 투자 권유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이 자리에 꼭 참석한다. 그래서 이 회사는 분기별로 법인 영업부가 개별 애널리스트를 평가하면 이를 애널리스트의 실적에 반영한다.



08:30 주식시장이 열리기 전에 팩트 위주로 정리한 간단한 시장 분석을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고객·언론 등에 전달한다. 그가 하루 평균 보내는 간단한 시장 분석은 2~3꼭지다.



09:00 주식시장이 열리면 본격 업무를 시작한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세미나에 참석한다. 지난달 그가 참석한 세미나는 50회 정도. 하루에 많게는 4개의 세미나에 참석하기도 했다. 세미나에 참석하는 시간은 한 시간가량이다.



16:00 오후 3시에 장이 마감되면 증권사의 주요 고객인 기관투자가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다. 4시 전후에 애널리스트가 바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을 위한 세미나에 참석하거나 기업 탐방을 한다. 일주일에 한두 번씩 하는 기업 탐방은 매우 중요하다. 해당 기업을 방문해 이익 추정치를 체크하고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들어보면 그 회사의 상황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항상 ‘기업의 나팔수는 되지 말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입사 초기엔 반기 보고서 같은 재무적 분석에만 초점을 맞췄지만 요즘엔 기업의 주간·월간 실적을 파악해야 할 뿐만 아니라 경쟁사를 통해 해당 기업의 동향까지 파악해야 하니까 매우 바빠졌다”고 말했다.



19:00 회사로 돌아와 기업 탐방 때 중요하다고 느낀 것을 정리해 둔다. 또 근무 시간에 다듬기 어려웠던 정기 보고서를 작성한다. 지난해 그가 작성한 보고서는 154건이다. 지난해 국내 애널리스트가 평균 61.7건의 보고서를 발간한 것을 고려하면 애널리스트 평균치의 2.5배에 달하는 보고서를 낸 셈이다.



23:00 스스로 투자한다고 가정해 담당 종목(유틸리티·운송)으로 만든 모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퇴근한다. 이 포트폴리오가 담당 종목 평균 주가보다 수익률이 높아야 자신의 실적 점수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는 “일주일 내내 오후 11시까지 일하는 건 아니다”며 “3일 이상 야근을 하는 편이며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저녁에 잠깐이라도 친구를 만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애널리스트는 기본적으로 지식을 갖춰야 하지만 무엇보다 진실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애널리스트는 경력이 많아질수록 여러 가지 유혹에 빠지기 쉬운 자리”라며 “객관적으로 현상을 보고 판단해 투자가에게 진심을 담은 정보를 제공하려 노력하면 결국 결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지윤 연구원은



-1971년 12월 출생

-1990년 2월 서울 숭실고 졸업

-1998년 2월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2002년 2월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졸업

-2000년 1월 동양종금증권 리서치센터

-2004년 4월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2006년 4월 미래에셋자산운용 리서치센터

-2009년 5월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