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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얼굴이 졸지에 전세계 ‘혁명의 얼굴’로 둔갑하다니

중앙일보 2011.06.06 10:50








미국의 한 사진작가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전 세계의 ‘혁명의 얼굴’이 됐다. 주인공은 뉴욕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 노암 갈라이(26)씨.



최근 미 방송 MSNBC에 따르면, 갈라이는 좌절감에 시달리던 5년 전 뉴욕 맨해튼의 한 고층 빌딩 옥상에 올라가 두 팔을 높이 치켜들고 하늘을 향해 절규하는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는 칼이 입 안에 꽂혀있는 다소 끔찍한 그림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이와 비슷한 포즈를 취했던 것이다.



갈라이는 자신의 웹사이트에 이 사진을 보관해 두고 한동안 잊고 있었다. 그런데 이 사진이 올해 초 누군가에 의해 해킹당했다. 이후 민주화 바람이 불고 있는 중동과 중남미 등지로 퍼지면서 ‘혁명의 투사’를 상징하는 사진으로 이용된 것이다.



이 사진은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선 ‘평화를 위해 군부에 맞서는 시민의 힘’으로, 이란에선 정부의 탄압 정책에 맞서는 민중의 분노를 표현하는 상징물로 쓰였다. 또 멕시코 일부 잡지에선 부패한 정치권에 경종을 울리는 아이콘으로 사용됐다. 최근 뉴욕의 한 지하철 역에서 자신의 얼굴이 인쇄된 티셔츠가 장당 30달러에 팔리는 것까지 목격했다.



갈라이는 “나도 모르게 얼굴이 도용당해 지적 재산권을 침해당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하지만 어떻게 이 사건을 무마시켜야 할지 엄두조차 안 난다”며 “인터넷에 올려둔 자신의 사진이 언제 이렇게 도용당해 전 세계에 퍼질지 모르니 조심하라”고 네티즌에게 당부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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