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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 기업 성남시

중앙일보 2011.06.06 04:00



장난감 150개 바꿔가며 놀아요, 매주 친환경 반찬 먹고요







우리 동네에 어떤 공간이 더 있으면 좋을까? 나와 이웃이 함께 할 수 있는 일거리는 없을까? 이런 고민에서 출발한 이웃사람들이 직접 만들어 가는 회사가 있다. 바로 우리 동네 마을기업이다. 성남시가 올해 선정한 마을기업을 둘러봤다.



친구들과 함께 쓰는 동네 장난감



아이에게 다양한 장난감을 마련해주고 싶은 것은 모든 엄마의 공통된 마음이다. 하지만 원하는 대로 사주자니 돈이 만만치 않게 든다. 아이가 잘 가지고 놀지 않아 금새 짐이 되기도 한다. 덩치 큰 장난감은 버리기도 쉽지 않다. 지난달 26일 문을 연 ‘웃음보따리장난감도서관(분당구 정자동)’은 이런 고민을 덜기 위해 주부들이 뭉친 곳이다.



시작은 분당여성회 부설 ‘웃는책도서관’의 주부모임에서 했다. 회원들이 육아고민을 나누던 중 “가까운 곳에 장난감도서관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뜻을 모은 회원들이 다른 지역 여성회가 만든 장난감도서관을 돌아보며 운영 노하우를 들었다. 그러던 중 성남시 마을기업으로 선정된 것. 성남시는 각 마을의 수익과 일자리 창출을 돕기 위해 지난 4월에 4곳, 5월에 2곳의 마을기업을 각각 선정했다. 선정된 곳에는 최장 2년까지 사업비를 지원한다. 운영에 대한 교육도 한다.



주거밀집지역에 도서관을 세우자는 데 뜻을 모으고 일단 웃는책도서관을 야탑동에서 정자동으로 옮겼다. 지원금으로는 6세까지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 150점을 구입했다. 시행착오를 줄이려고 다른 장난감도서관의 인기 품목으로 골랐다. 전단지를 보고 찾아왔다가 회원가입을 했다는 주부 최영미(29분당구 정자동)씨는 “아이가 좋아하는 자동차 종류가 다양해서 다행”이라고 밝혔다. 아들 임태현(1)군과 함께 이 곳을 찾은 김설경(36분당구 정자동)씨는 “9살인 큰 아이의 장난감 대부분을 버려서 걱정했는데 이 곳 장난감을 활용할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현재 직원 1명인 이곳은 파트타임을 포함해 5명을 더 채용할 예정이다. 이은정 관장(37분당구 야탑동)은 “경력 단절 여성들의 일자리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난감도서관 가입비는 2만원, 매월 회비는 1만원이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장애아동은 회비 50%가 할인된다. 매주 한 개씩 빌릴 수 있으며, 연장도 가능하다. 월~금요일은 오전 10시~오후 6시, 토요일은 오후 1시까지 운영.

▶ 문의=031-702-9622





유기농 식재료로 우리 이웃이 만든 반찬



지난달 4일 문을 연 ‘좋은이웃 찬방(중원구 여수동)’은 친환경 유기농 식재료를 사용하는 반찬가게다. 이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20여 년을 알고 지낸 전업주부 7명. 성남 주민생협에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강진희(41분당구 분당동)씨는 “내 자식에게 좋은 먹을거리를 제공하자는 마음에서 시작했던 생협을 통해 자연스럽게 가족모임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첫 회원은 14가족이었다. 모임명을 ‘좋은이웃’으로 정하고, 생태체험·캠프·아나바다 장터 등을 함께 했다. 이후 회원 수가 30여 가족으로 늘었다.



회원이 늘어나면서 안심하고 사 먹을 수 있는 반찬의 필요성이 커졌다. 아이들이 자라 시간이 생긴 주부들 중심으로 “음식 노하우를 나누고 싶다”는 의견이 나왔다. “좋은 먹을거리로 반찬을 만들어 팔면 어떨까”라며 나눈 얘기는 주민생협 시청매장에 빈 공간이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사업으로 구체화됐다. 주부로만 지내온 이들에게 매장 오픈 준비는 쉽지 않았다. 다른 생협이 운영하는 반찬가게를 찾아 다니며 사전조사를 했다.



친환경 유기농 식재료로 화학첨가물 없이 반찬을 만들어 깔끔한 맛으로 승부하기로 했다. 운영은 회원제로 정했다. 회원제 반찬가게 운영자들의 어려움을 들었을 때는 자신감이 없어지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보름나물을 만들어 시험판매를 했다. 대량으로 만드는 것은 처음이라 양을 맞추기가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웃들의 “맛있다”는 칭찬에 힘이 났다. 4월 성남시 마을기업에 선정되면서 반찬가게 오픈 준비는 탄력을 받았다.



매장을 오픈한 지 한 달 남짓. 현재 회원 25명에게 매주 화·금요일 국 한 가지와 반찬 세 가지를 제공한다. 단품으로 내놓는 반찬은 회원이 아니어도 살 수 있다. 강씨는 “제철음식, 로컬푸드를 기본으로 하는 이곳의 최고 인기 메뉴는 나물과 육개장”이라고 귀띔했다. 한 달 기본 식단은 15만 원, 국을 제외하면 12만 원. 가입비는 배달용 그릇 값 4만원이다. 블로그 ‘좋은이웃 찬방(blog.naver.com/goodchanbang)’에서 한 달치 식단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 문의=031-755-7998













[사진설명] 주부 최영미씨와 아들 손석훈(4)군이 마을기업 ‘웃음보따리장난감도서관’에서 장난감을 살펴보고 있다. 성남시는 올해 6곳의 마을기업을 선정했다.



<신수연 기자 ssy@joongang.co.kr/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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