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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잔디 상하니 살살 뛰어라? 황당한 국제 럭비 경기

중앙일보 2011.06.06 02:15 종합 24면 지면보기
아시아 30개국에 생중계되는 럭비 경기 도중 보기 드문 승강이가 벌어졌다. 지난 4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 럭비리그 디비전1 결승 한국과 싱가포르의 경기 도중 생긴 일이다.



 전반이 끝나갈 무렵, 안산시 체육진흥과의 김오천 시설담당관이 그라운드로 다가가 선수들과 벤치 를 향해 “잔디가 많이 파인다. 살살 뛰라”고 주의를 줬다. 매치 디렉터 강동호씨가 시설담당관에게 “경기 중에 너무한 것 아니냐”고 항의했고, 두 사람의 감정이 격앙되면서 고성이 오갔다.



 한국은 58-19로 이겨 우승했다. 지난 시즌 아시아 톱리그에서 3전패를 당해 디비전1으로 떨어진 한국은 이번 우승으로 아시아 최고 레벨인 톱리그 승격을 확정했다. 이날 결승전은 홍콩에 본사를 둔 스타스포츠를 통해 아시아 30개국에 생중계됐다.



 박태웅 럭비협회 사무국장은 경기 후 “시설 담당 직원이 결승전까지 쫓아와 잔디가 상한다고 지적한 것은 너무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오천 시설담당관은 “안산시 축구협회장을 하는 시의원이 주경기장에서 럭비 경기를 하는 것을 반대했다. 안산시가 올해 전국체전 중 럭비를 유치해 어쩔 수 없이 빌려준 것이다. 축구에 비해 럭비는 잔디가 많이 상하기 때문에 관리를 위해 한마디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명주 럭비국가대표 감독은 “대표팀이 연습할 공간을 찾는 데도 애를 먹고 있다. 럭비는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정식종목인데도 어려움이 많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안산=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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