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량광례 “중국, 북한에 군사모험 말라 설득 중”

중앙일보 2011.06.06 01:12 종합 2면 지면보기



김관진 “북 도발 절대 용납안 해”
예비군 사격장 ‘김정일 표적지’
북, 주민에 공개하며 적개심 고취



한·중 국방장관 회담 아시아 안보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한 김관진 국방부 장관(왼쪽)이 4일 한·중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량광례 중국 국방부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싱가포르=신화 연합뉴스]





중국 량광례(梁光烈·양광렬) 국방부장은 “북한에 섣불리 (군사적) 모험을 하지 말라고 중국이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5일 보도했다. 량 부장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 ‘샹그릴라 대화’에서 “북한과 관련해 우리가 하고 있는 작업은 외부 세계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역내 안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량 부장의 이날 발언은 중국 지도부가 북한의 도발이 역내 안정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는 이어 “한반도의 긴장 국면은 완화 추세에 있다”며 “중국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비공식적으로 북한의 관리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량 부장과 함께 이 회의에 참석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이날 “북한의 군사적 모험 행위는 한반도의 안정을 깨뜨리고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주변국의 안보 이익과 동북아 지역 전체의 평화 정착에 심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주제 발표를 통해서다.



 김 장관은 “무엇보다 북한의 도발을 사전 예방하고 억제하기 위한 노력이 강화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다자 안보기구는 물론 북한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은 북한과의 대화와 한반도의 평화를 추구하지만, 북한의 잘못된 도발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양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군사 도발은 사실상 침략행위로, 한국을 직접 겨냥해 무고한 인명과 물리적 피해를 일으키고 관련 주변국 간의 대립과 갈등을 유발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김 장관은 동북아 세력 분포의 변화는 미국의 지역 안정을 위한 역할과 중국의 부상, 다자 안보협력의 활성화로 요약된다면서 “특히 미국과 중국의 협력 강화는 동아시아 전체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고 밝혔다.



 ◆반발 수위 높이는 북한=북한은 ‘김정일 표적지’를 이용한 우리 일부 예비군의 사격훈련에 대한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북한은 주민들에게까지도 이런 소식을 알려 대남 적개심을 고취하고 체제 결속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북한은 4일 직업총동맹 간부를 방송에 등장시켜 “감히 우리의 최고존엄을 건드리는 표적을 만들어놓고 총탄을 쏘아대는 광기를 부렸다”고 비난했다. ‘최고존엄’은 북한에서 우상화되고 있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를 의미한다. 다른 주민은 “우리는 한몸이 그대로 총탄이 되고 포탄이 되어 이명박 깡패 역도들에게 쌓이고 쌓인 원한과 참고 참은 분노를 터쳐 지구상에서 영영 쓸어버리고야 말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국방위원회 성명을 발표할 때는 사격 표적지를 문제삼지 않았다. 하지만 3일 군 총참모부 성명에서는 구체적 내용을 전한 뒤 “특대형 도발행위”라고 보복을 위협했다. 정부 당국은 이번에 표적지 문제를 대내적으로까지 공개한 건 그동안 김정일 비판 대북 전단 내용을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아온 북한의 태도에 비춰보면 이례적이라고 보고 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 “베이징 남북 비밀접촉 공개로 남한 내 분란을 조장하면서 사격 표적지 문제로는 주민들의 충성심을 고취하고 남북 관계를 긴장으로 끌고가려는 두 마리 토기 잡기 전술”이라고 말했다.



서울=이영종 기자, 홍콩=정용환 특파원
공유하기
광고 닫기